그러나 카카오드라이버 출시까지 카카오는 지난 1여년 간 많은 진통이 있었다. '골목상권 침해'를 주장하는 기존 업계와 '수수료 20% 인하'를 촉구하는 대리기사들과의 갈등도 깊었다. '상생'을 주장하며 서비스를 준비했던 카카오에게 아직 숙제가 남은 셈이다.
◇ "호출부터 결제까지 한번에" 초간단·초간편…"비싸다, 가격경쟁력 낮을 듯"
우선, 이용자들은 카카오의 대리기사 서비스에 많은 기대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드라이버 앱은 이날 플레이스토어와 애플스토어에 등록되지마자 수만건이 다운로드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앱 평가에도 "팁때문에 승강이벌이다, 기사가 차를 길가에 그냥 세워두고 가는 일은 없겠다", "이용자가 따로 길 안내 할 필요도 없고, 기사가 헤맬 일도 없을 듯", "카드 결제돼서 현금 찾을 필요도 없다", "호출부터 결제까지 한번에 돼서 좋다 "는 의견이 가득했다.
사용법 또한 굉장히 간편하다. 먼저 카카오드라이버 앱을 내려받은 뒤 카카오계정으로 가입하고, 차종(수동/자동)과 자동 결제를 위한 카드 정보를 저장한다. 현재 위치(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 호출 버튼만 누르면 '끝'난다. 기본요금은 1만 5000원. 거리와 시간에 따라 1000원씩 추가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다소 "비싸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박모(33) 씨는 "안막히는 시간대나 차로 5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는 1만 2000원에도 가곤했다"면서 "또 앱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 비용이 나오는데, 이 역시 기존 업체보다 5000원 정도 카카오가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2만원이면 서초구에서 양천구갔는데, 카카오드라이버 '앱상' 예상비용으로는 2만 5000원~8000원이 계산된다. 한 이용자는 지방에서는 "1만~1만 2000원이 기본요금"이라면서 "현실적인 책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운전대를 잡을 기사들의 평가는 갈렸다.
먼저, 기사들은 "빠르게 연결되고 고객 위치 찾기도 쉽다"는 호평과 함께, 카카오의 대리시장 진출은 이 업계를 전반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 카카오드라이버 출시로 기존 대리업체들은 수수료를 내리거나 업체간 프로그램 공유, 중복 가입 등을 허용하는 등 불합리하던 업계 관행을 없애는데 동참하고 있다.
반면, 타사 내비에 비해 실시간 교통상황 반영이 부족하다는 '김기사 내비' 시스템이나, 호출 도중 연결 끊김 등의 오류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는 카카오택시에서도 나왔던 문제들로, 카카오가 해결해야할 문제로 꼽힌다.
기사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것도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 측은 "수수료 20%에다, 3.3%의 사업 소득세를 합하면, 이전과 달라진 게 전혀 없다. 보험료도 카카오가 대신 내준다지만, 이제 막 카카오드라이버로 대리운전을 시작하는 사람 외에는 아무런 이점이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대리업체 및 기사의 관건은 '신속 배차'와 '콜 수'다. 이에 한 곳에만 소속된 기사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A 업체(or b,c) + 카카오' 식이다. 기사 입장에서는 신생업체인 '카카오 콜만 기다릴수는 없기 때문에' 보험료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한다. 더구나 요즘에는 기존 업체끼리도 프로그램을 공유, 한 곳만 등록해도 다른 업체 콜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카카오가 다른 업체 보험료까지 대납해줄 필요는 추호도 없다. 다만, 이에 따라 수수료 20%인하가 기사들에게는 더욱 절실한 셈이다. 김종용 회장은 "콜센터 직원도 없고 카카오택시처럼 앱으로 연결되는 똑같은 방식인데, 카카오택시는 수수료 0원"이라면서 "5% 정도는 더 내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드라이버 출시 준비 당시, 골목상권 침해라는 기존 업체들의 주장에 우리 대리기사협회에서 맞불집회까지 열어가면서 카카오의 진출을 열렬히 응원했지만,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면서 "이는 카카오가 주장해 온 상생이 아니라 기존 시장의 파이을 대기업이 잠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리기사 강모(42) 씨는 카카오의 진출을 반기면서도 "그렇다고 기사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카카오드라이버를 통한 콜은 늘어나겠지만, 전체적인 콜 수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업체간 경쟁이 콜비 인하경쟁으로 이어지고 실질적인 기사들의 수입은 줄어들 것"이라는 게 부정적 전망의 이유다.
카카오드라이버 기사 수는 4~5만명에 달한다. 대리기사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체 대리기사는 15만명이다. 카카오드라이버가 확보한 기사는 전체 기사 수에 절반도 안되는 것이다. 협회 측은 "4~5만명의 대리기사로는 전국적인 신속한 배차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또 물론 카카오가 면접을 철저히 보고, 노련하고 친절한 운전자들만 가려 뽑느라 수가 적은 것도 있겠지만, "카카오 대리기사 수가 전체 절반도 못 미치는 것은, 그만큼 상생이라는 목표에 미치지 못해, 기사들이 신청하지 않은 탓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증권가도 카카오드라이버에 대해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1일 보고서에서 "카카오드라이버의 편의성은 우수하지만 기존 업체들과 가격 경쟁에서 불리하다"면서 "콜 점유율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고 초반 수익 역시 적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공 연구원은 "기사 점유율 40%, 기사당 일평균 콜 점유율 30%를 가정할 때 수수료 수익은 분기 150억원 내외”라며 “변동비를 제외한 순손익은 100억원 미만"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