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보석, 국민과 퍼즐게임하는 檢

(사진=자료사진)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둘러싼 의혹 중 핵심인 '보석 로비' 의혹이 제기된 지 한 달이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 대표의 상습도박 혐의를 수사했던 검찰 수사팀이 보석에 반대했다는 의견을 냈다는 주장에 대해 검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밝히면서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18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뒤 올해 1월 19일 보석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틀 뒤 재판부가 알아서 하라는 뜻의 '적의 처리' 의견을 법원에 냈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보석에 반대했다는 입장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수사팀 관계자는 최근 검찰 내부에서도 자신은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보석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정 대표의 공판을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관계자는 검찰에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정운호 대표 법조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의 설명은 완전히 다르다. "당시 수사팀이 보석을 허가하면 안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는 것이다.

정 대표를 직접 수사했던 수사팀은 보석에 반대했다는데 검찰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정반대의 반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에서는 '적의 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한 달 넘게 해소되지 않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의혹의 당사자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와 공판부, 그 지휘책임자들을 조사하면 어렵지 않게 풀릴 문제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정 대표의 보석 청구에 대한 적의 처리 의견서에 서명한 검사를 상대로 확인만 해도 진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책임 소재에 따라 전·현 수사지휘부 중 한 쪽이 큰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진상을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공교롭게도 검찰이 지난 1월 21일 '적의처리' 의견을 내기 전이었던 지난해 12월 24일과 올해 1월 13일에는 각각 검사장 인사와 검찰 간부 인사가 있었다.

윗선의 개입이든 전관 변호사의 로비이든 아니면 가능성은 낮지만 단순한 실수이든 ‘적의 처리’ 의견이 도출되는 과정에 있었던 검찰 지휘부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를 하고도 이례적으로 ‘적의 처리’ 의견을 내고 항소심 구형을 1심보다 낮게 한 점에 대해서도 수상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앞서 검찰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적의처리와 감형 등이 비리에 의한 부분이라는 점은 확인을 못했다"며 정 대표가 검거 뒤 수사에 협조한 것 등이 항소심 구형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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