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제1당"…野, 커진 덩치로 與 길들이기 나서

더민주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 (사진=자료사진)
덩치 커진 야당들이 20대 국회 임기 시작 이틀 만에 여당 길들이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31일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가습기 살균제 사건, 백남기 사건, 정운호 게이트 사건, 어버이연합 게이트 사건의 소관 상임위 청문회 개최 등에 협조하기로 합의했다.


더민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치를 한다고 현안을 다 덮고 갈 수 있겠느냐"며 "각을 세운다는 관점보다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 원내에서 다루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 이슈가 경제문제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민생은 민생대로 챙기고 현안은 현안대로 챙겨야 한다"며 별개의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소관 상임위 청문회 개최와 관련해 "지금 국회법으로도 소관 현안에 대해서는 (상임위 청문회를)할 수가 있다"며 "(새누리당이)반대하면 쉽지 않은데 그 벽을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소야대 국면을 활용해 상임위 표결을 통해서라도 청문회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하지만 여야의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한창인 때에 야당이 돌연 민감한 정치현안을 들고 대여 공세에 나섰다는 점에서 원구성 협상과 연계하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야 원구성 협상은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비롯한 주요 상임위원장직을 놓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수석부대표들은 합의에 앞서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새누리당과 원 구성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법정기한인 다음달 7일 국회의장 선출 자유투표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협치를 선언한 야당이 새누리당 없이 일방적으로 국회의장 자유투표를 추진한다는 방안은 현실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두 야당이 본격적으로 새누리당 압박에 나섰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박 수석부대표는 "어제까지는 과반 당이었으니까 기다려드리고 했는데 이제는 (우리가 1당이라는 것을) 인정해 줘야 한다. ‘나는 아무 것도 못 내놓는다....’ 이러면 협의가 되겠느냐"며 새누리당의 협상태도를 지적했다.

야당들은 이날 쟁점현안들의 특위 구성 문제를 원구성 협상과 연계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며 여당에 대한 고삐를 더욱 바짝 쥐었다.

김 수석부대표는 "청문회 요구 중에서 새누리당이 안할게 뭐가 있겠느냐? 우리가 19대에 통과 안되면 20대에 더 강한 법을 낼 수 밖에 없다고 다 약속한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여당인건 분명하지만 과반 여당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그럼 더 적극적으로 협조를 얻으려 해야 하는데 그런 태도를 안 보이면 야3당 공조로 나갈 수 밖에 없다"고 새누리당에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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