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석간지 '일간겐다이'는 31일 "니혼햄 수뇌부는 오타니를 4번 타자로 키울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현재 팀의 4번 타자를 맞고 있는 나카타 쇼(27)는 방출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프리미어12' 일본 대표로 참가해 뛰어난 활약을 펼친 나카타는 2012년부터 4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할 만큼 강한 힘을 겸비한 타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나카타는 이런 출중한 능력을 가지고도 소속팀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니혼햄 출신의 한 야구 관계자는 "나카타는 최근 2년 연속 100타점을 넘는 기록을 선보였지만 그만큼 범타도 많았다"면서 "특히 홈런은 투타 겸업을 하고 있는 오타니와 같은 8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4번 타자로서는 부족한 수치"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나카타의 높은 몸값도 지적했다. 그는 "나카타는 팀에서 가장 높은 연봉인 2억4500만엔(약 26억2000만 원)을 수령하고 있다"면서 "지난해까지 최근 2년 동안 타율이 2할6푼3리, 2할6푼9리를 기록하는 타자에게 해당 연봉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에 니혼햄 역시 나카타의 트레이드 또는 포스팅을 통해 본인이 희망하는 메이저리그행을 추진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니혼햄은 나카타의 빈자리를 오타니로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오타니는 지난 29일 라쿠텐과 경기에서 선발 투수이자 6번 타자로 출전했다.
오타니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센트럴리그 교류전에서는 투수가 타석에도 들어서야 하는 특성상 한 경기에서 투타 모두를 소화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퍼시픽리그 경기에서 선발 투수와 타자로 나선 것은 데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오타니는 투타 모두 맹활약했다. 마운드에서 7이닝 4피안타 1실점 호투로 시즌 3승째를 챙겼고 타자로도 5타수 3안타 1타점의 불방망이를 과시했다.
오타니는 올해 성적만 두고 봐도 나카타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타자로 31경기를 치른 오타니는 타율 3할5푼9리(78타수 28안타) 8홈런 2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나카타는 50경기 타율 2할7푼9리(201타수 56안타) 8홈런 42타점을 올렸다. 오타니는 타율에서 나카타를 압도했고 적은 경기 출전에도 불구하고 홈런은 8개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니혼햄이 29일 경기에 오타니를 투수와 타자를 모두 소화하게 한 것도 나카타의 방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과연 니혼햄의 '오타니 키우기'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