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20대 국회 임기 시작과 함께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의 화두는 통합과 단결이었다.
총선 참패 이후 당을 극심한 내분에 빠뜨린 친박과 비박 간 계파 갈등을 끝내자는 얘기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계파주의 혁파가 국민의 뜻이라는 데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계파주의를 혁파하는 노력에 모두가 동참하고, 계파주의 혁파를 위한 선언도 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친박계 추천에 의한 김희옥 비대위원장 내정을 놓고 애초 예상과 달리 별다른 논란이 벌어지지 않았다.
김희옥 비대위원장 내정은 정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전 원내대표 '3자회동'의 결과물로, 문제의 3자회동에는 '밀실야합', '구태정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김희옥 내정자도 의원총회 인사말을 통해 거듭 강력한 계파 갈등 종식 의지를 과시했다.
그는 "계파 활동과 분파 활동 등으로 당의 갈등과 분열을 가져오는 언행이 있는 당 구성원은 제명하겠다"고 말했다.
관건은 역시 김 내정자가 어떻게 비대위를 구성하느냐.
앞서 지난 17일 벌어진 여당 사상 초유의 전국위원회 무산 사태는 정 원내대표가 비박계 위주로 비대위원을 선임한 데 친박계가 강력 반발했기 때문이다.
친박계가 추천한 김희옥 내정자가 친박계 중심 비대위를 구성한다면 비박계가 반발하면서 계파 갈등이 다시 격화할 수도 있다.
비박계인 김성태 의원은 30일 의원총회 직후 "4ㆍ13 총선 민의를 가장 적극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혁신형비대위 첫걸음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비대위원 구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친박계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던 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 선임을 "새누리당을 변화시키려는 결기 있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내정자가 '몇몇 특정인은 절대 안 된다'는 친박계 주장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이와 관련해 김 내정자는 위원장을 제외한 비대위원을 절반은 당내 인사로, 나머지 절반은 외부 인사로 한다는 방침이다.
비대위에서 당내 인사 비중을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친박계와 비박계의 요구와 기대를 절충하기 위한 복안으로 해석된다.
김희옥 내정자가 과연 비대위 구성에서 어떤 묘수를 낼지, 그 면면은 다음 달 2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통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