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역경은 갑자기 찾아온다. 자연의 법칙처럼 겨울이 있으면 반드시 봄이 오면 좋겠지만 인간사회에는 그런 법칙이 없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를 사랑해야만 우리 삶의 겨울을 이겨낼 수 있음을 진솔한 어조로 전달한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항상 나 자신을 사랑하자. 나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 그러기에 조급해하지 말라. 절벽 위에 서 있는 나를 밀어 떨어뜨리거나, 아니면 뒤에서 잡아당기는 결정을 하는 사람도 바로 나 자신이다."
2012년 1월 25일, MBC 기자들의 뉴스제작거부로 시작된 'MBC노조파업'. 그도 앵커직을 내려놓고 뉴스데스크를 떠났다. 그는 MBC뉴스가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된 데에는 부국장인 자신의 책임도 있다며 스스로를 단죄한다는 생각으로 파업에 동참했다. 이후, 시청자들은 그의 앵커멘트를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파업, 사표, 회생, 파산, 면책, 기소, 그리고 마침내 무혐의 불기소에 이르기까지 그 간의 언론기사로만 그의 근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몇 번의 겨울이 지나고서야 봄을 맞은 그는 옆집 아저씨의 모습으로 다가와 얘기를 건넨다.
"쓰레기 만두 파동으로 손 만두집들까지 휘청거립니다. 조류독감 때 치킨집들이 문 닫던 악몽이 만두집에 재현되고 있습니다. 만두의 옥석이 가려지고 있으니 이제 만두, 먹어도 되는 것 아닙니까? 저희들도 저녁때 만두시켜 먹었습니다."
불량만두 생산업체로 인해 이른바 '쓰레기 만두소 파동'이 터졌을 때 주저 없이 전달한 이 한마디로 영세한 동네 손 만두집들이 살아났다. 팍팍한 삶에 살아가는 힘을 줬던 이 같은 멘트는 서민의 애환과 아픔을 함께 공감한 그만의 방식이었다.
그를 그리워한 많은 이들 만큼이나 그 역시도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었음을 담담히 털어 놓았다. '앵커에서 작가'의 모습으로 수줍게 돌아온 그를 우리 역시 '시청자에서 독자'로 따뜻이 맞이하게 된다.
최일구 지음/스마트비즈니스/ 120쪽/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