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들은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열린 긴급 간담회에서 "6개월간 방송이 중단되면 중소 협력업체들은 문을 닫아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면서 공동 대응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온돌레더 최태진 대표는 "롯데가 처벌을 받는데 최종 피해자는 중소 협력업체들이 된다는 게 많은 업체 대표들의 하소연이었다"며 "우리 협력업체들이 나서서 모임이든 대책위든 만들어 함께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또 방송 중지가 아니라 과징금 등의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탄원서를 정부에 내고 국회 앞에서 시위를 하겠다는 의견들도 나왔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 강현구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재승인 신청 당시 제출한 서류를 일일이 공개하면서 고의로 비위 임원을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심사를 받지 않았다"면서 "행정소송 등을 포함한 롯데홈쇼핑 차원의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력업체 대표들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날 오전 롯데홈쇼핑을 제외한 5개 홈쇼핑 대표, 한국티커머스협회 등과 롯데홈쇼핑 중소협력사 판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른 홈쇼핑들도 협력업체들이 있는데 그들을 밀어내고 입점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가죽‧모피 의류를 롯데홈쇼핑에 단독 납품하는 온돌레더 최태진 대표는 "유통을 기본적으로 아는 사람들이라면 실효성이 없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면서 "다른 홈쇼핑에서 기존 협력업체를 배제하고 롯데홈쇼핑 협력업체들을 받아주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롯데홈쇼핑과 협의해 기획한 상품과 GS홈쇼핑의 상품은 컨셉이 맞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일부는 구제가 가능할지 모르지만 전체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의 협력업체는 850여 개로 이중 560여 개, 66%가 중소기업이고 173개는 롯데홈쇼핑과 단독으로 거래하고 있다.
최 대표는 "개성공단 문 닫는 것을 보고 입주업체들의 심정은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내가 그런 상황이 됐다"면서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안전장치 없이 추락하는 기분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롯데홈쇼핑은 31일과 다음달 1일 남은 협력업체들과 추가 간담회를 가진 뒤 대응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