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오늘 임기 시작, 원구성 협상은 제자리

법사·운영·예결위원장 등 놓고 與野 신경전

국회의사당 (사진=자료사진)
4·13 총선으로 구성된 20대 국회가 30일 임기를 시작하지만, 국회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회 배분 등 원 구성 협상은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그간 각 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 왔지만, 새누리당의 내분에 국회법 개정안(청문회 활성화법) 거부권 여파까지 겹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앞서 여러 번의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 결정된 것은 상임위원장 수를 새누리당 8개, 더민주 8개, 국민의당 2개 정도로 유지하는 안 정도였다. 구체적인 상임위 배분 논의는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민주는 20대 국회 원내 제1당으로서 국회의장직을 더민주에서 맡는 것이 당연하고,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중 하나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더민주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지금 우리가 맡고 있는 법사위원장직을 달라고 하니, 전체적으로 3개 위원장직중 어떤 것을 내놓을지 제안해야 협상을 하는데 입장이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원회에서 올라온 각종 법률안을 본회의 회부 전 마지막으로 심사하는 사실상의 '상원' 역할을 하는 곳이어서 '주요 상임위' 중 하나로 꼽힌다.

야당은 새누리당이 최근 계파갈등으로 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데다 다음주 전국위원회를 앞두고 있는 등 당 내부 사정이 복잡해 사실상 논의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집권당의 내부사정이 매우 복잡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까지 방한, 대권도전 시사 발언을 하면서 나라가 좀 어수선하다"며 "원 구성 협상도 이것 때문에 잘 진척되지 않아 걱정된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새누리당에서는 "국회의장직과 법사위 등 주요상임위를 다 가져가겠다는 야당의 무리한 주장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현재 진전이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면서 "상임위 배분에서 서로 양보가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보건복지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직 4개 중 2개를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원하는 상임위원장직이 대부분 현재 더민주가 갖고 있는 위원장직이어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좌측부터)더불어민주당 박완주-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새누리당 정진석-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런 가운데 3당 원내수석이 30일 또다시 회동을 열고 이 문제에 대해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지만 진척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4·13총선 직후만 해도 야당이 승리하면서 청와대 및 여당과의 '협치'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특히 정의화 의장이 발의해 본회의에서 의결된 '국회법 개정안(청문회 활성화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정국은 더욱 경색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청문회 활성화법 거부권 문제에 대해 공동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20대 국회가 열리면 이 법안에 대한 재의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상태여서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야당은 국회 원구성 협상은 국회법 거부권 행사와 별개로 대응한다는 입장이지만 3당간 복잡한 셈법과 여야간에 조성됐던 '협치'의 무산 등으로 20대 국회도 조기 개원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