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반기문, 여당 텃밭에서 대권행보 가시화…TK 껴안기

하회마을·도청 신청사 방문 기념식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9일 오후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했다.

반 총장 부부가 하회마을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 총장 일행이 마을에 들어서자 주민들은 꽃다발을 건네며 열렬히 환영했고 반 총장 부부도 목례와 함께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반 총장 부부는 서애 류성룡 선생의 친형인 류운룡의 고택 '양진당'(보물 306호)과 서애 고택인 '충효당'(보물 414호)을 차례로 둘러봤다.

기념식수를 하고 있는 반기문 총장(사진=권기수 기자)
또 충효당 앞마당에는 나무 중의 제왕이라는 주목나무를 기념식수했다. 1999년 이곳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심은 구상나무 옆 자리다.

이후 반 총장 부부는 방명록에 서명한 뒤 종가에서 마련한 수란과 문어숙회 등 종가 음식으로 김광용 경북지사 부부와 오찬을 함께했다.

반 총장은 방명록에 "유서깊은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 충효당을 찾아 우리 민족에 살신성인의 귀감이 되신 서애 류성룡 선생님의 조국에 대한 깊은 사랑과 투철한 사명감을 우리 모두 기려나기를 빕니다"라는 글귀를 한글과 영문으로 각각 남겼다.

1시간 가량 계속된 오찬 자리에는 종택 종손과 김 사 부부, 장대진 도의회의장, 권영세 안동시장, 류종화 전 외무장관, 류돈우 전 국회의원, 오준 유엔대사,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인 김광림 의원 등 18명이 참석했다.

반기문 총장 방명록(사진=권기수 기자)
오찬장에서 반 총장 부부는 양반탈과 각시탈을 직접 써보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오찬을 마친 반 총장은 취재진에게 "조선 중기의 재상으로 어려운 난국을 해쳐나간 류성룡 선생의 숨결이 살아있는 고택을 직접 방문해 그 분의 깊은 나라사랑 정신과 투철한 공직자 정신을 기리면서 우리 모두가 나라사랑의 배우자는 마음으로 방문했다"고 하회마을 방문 의미를 설명했다.

반 총장 부부는 학록정사에서 하회 별신굿 탈놀이 공연을 20여 분간 관람한 뒤 참석자들의 환송을 받으면 하회마을을 떠났다.


반 총장은 이어 예정에 없던 경북도청 신청사를 전격 방문해 소나무(적송)를 기념식수한 뒤 경주로 떠났다.

반 총장은 기념식수에 앞서 "역사와 문화의 전당 경북도청 개청을 축하드리며 300만 도민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드립니다"라는 방명록을 작성했다.

반 총장 부부가 안동에 머문시간 2시간 30여 분이다. 비록 짧은 시간의 방문이었지만 취재진 200여 명이 몰릴 정도로 관심은 뜨거웠다.

하회마을에서 큰 환대를 받고 떠나는 반 총장 부부의 표정은 밝았다.

환영나온 마을 주민은 물론 일반 관광객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은 사실상 대선 행보를 연상케했다.

물론 반 총장은 이번 방문에서 참석자들과 가벼운 환담만 나눴을 뿐 정치적 발언은 없었다고 한다.

김광림 의원은 "오찬 내내 이상하리만큼 대선의 '대'자도, 정치의 '정'자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반 총장이 임진왜란의 참화를 극복한 명재상 서애 류성룡의 고택을 찾아 지역 유력인사들과 모임을 한 것 자체가 의미심장한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안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본류를 자임하는 곳이자 대구·경북(TK)에서도 상징적인 큰 지역이다.

여의도 정치권서 벌써부터 떠도는 대선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인 충청과 TK 간의 연대를 통한 '반기문 대망론'이 본격 점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반 총장은 이번 하회마을과 경북도청 신청사 방문을 통해 TK지역, 특히 신도청 시대를 맞는 경북권의 민심에 예비 신고식을 한 셈이다.

반 총장은 이날 저녁에는 경주에서 현역 국회의원을 포함한 지역 인사들과도 만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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