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80대 이웃 할머니 살인사건 범행 재연…주민 분노

태연한 범행 재연에 유족과 주민들 분노…경찰 "보강 수사 뒤 조만간 송치"

할머니의 목을 조르는 장면을 재연하는 A씨(사진=청주CBS 장나래 기자)
충북 증평 80대 할머니 살인사건 사건의 현장검증이 29일 증평군 증평읍 피해 할머니 집에서 진행됐다.


괴산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구속된 A(58)씨가 범행을 저지른 증평군 증평읍 B(80) 할머니의 집에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20여분 가량 현장검증을 벌였다.

A씨는 무표정한 모습으로 범행을 태연하게 재연했고 이를 지켜보던 피해자 유족들과 주민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A씨는 담을 넘어 할머니의 집에 들어가 할머니를 외양간으로 끌고 가는 장면부터 재연하기 시작했다.

특히 외양간에서 할머니를 목졸라 살해하는 모습을 재연하면서도 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농아인인 A씨는 수화통역사에 지시에만 고개를 끄덕여 답하거나 움직였다.

A씨가 의식을 잃은 할머니를 방으로 옮겨 다시 한번 목을 조른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신발을 정리하고 빗자루질을 하자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이어 A씨가 할머니를 옮겨놓은 방에 있던 농작물 3포대를 훔쳐 담을 넘어 나오는 것으로 현장검증은 모두 마무리됐다.

현장검증을 마친 A씨가 태연한 표정으로 집밖으로 나오자 유족은 분노를 터뜨렸다.

유족은 "저런 인간을 살려두면 안된다"며 "어머니가 자꾸 좀도둑이 든다고 했을 때부터 가만히 있었으면 안 됐는데 훔치러 왔다 어머니와 마주치자 이렇게까지 한 것 같다"며 오열했다.

경찰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왜 얼굴을 가려주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소리쳤고 유족들은 "경찰이 한 게 뭐냐"며 경찰의 부실 수사에 책임을 묻기도 했다.

경찰은 이 마을에서 6년 전 발생한 성폭행 미제 사건에 대해서도 관련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지만 A씨가 전면 부인하고 나서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벌인 뒤 2~3일 내로 A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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