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랜드 오라클아레나에서 진행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미국프로농구(NBA) 서부컨퍼런스 결승 5차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취재기자가 오클라호마시티 케빈 듀란트에게 건넨 질문이다.
스테판 커리는 골든스테이트가 8점차로 앞선 4쿼터 막판 케빈 듀란트의 공을 가로채는 결정적인 수비를 해냈고 이어지는 공격에서 레이업을 성공시켜 120-111 승리를 결정지었다.
그런데 커리의 수비력이 오클라호마시티 선수들에게 그리 깊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커리의 수비력이 알려진 것보다는 더 나은 것 아니냐는 뜻이 내포된 질문 같았다. 질문이 나온 순간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러셀 웨스트브룩은 웃기 시작했다.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웃음을 참으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황당한 질문을 들었을 때나 나올법한 '리액션'이다. 웨스트브룩은 커리의 수비력이 과소평가됐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듀란트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듀란트는 "스틸은 수비의 한 부분일 뿐이다. 커리의 수비력은 괜찮은 편이지만 그는 수비할 때 상대팀의 최고의 포인트가드를 막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티브 커 감독은 수비시 커리를 보호하는 편이다. 상대 가드 중 특출난 공격력을 갖춘 선수가 있다면 클레이 톰슨을 수비수로 붙인다. 톰슨은 수비력이 뛰어난 편이다. 커리가 수비할 때 에너지를 아껴 공격에 쏟아부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서부컨퍼런스 결승에서도 톰슨이 주로 웨스트브룩을 수비하고 있다.
듀란트는 골든스테이트의 이같은 수비 방침을 설명한 것이다. 아마도 커리의 진정한 수비력을 평가하기에는 어려운 상황 아니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듀란트는 "골든스테이트는 클레이 톰슨부터 (포워드인) 안드레 이궈달라까지 여러 선수들을 돌아가며 웨스트브룩을 막고 있고 나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커리는 아주 가끔 웨스트브룩을 막는다. 커리는 발이 빠르고 손으로 하는 수비도 좋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커리가 웨스트브룩을 막는 상황을 좋아한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웨스트브룩은 서부컨퍼런스 결승을 앞두고 "커리는 슈터다. 지금껏 보지 못한 수준의 선수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견제의 의미도 담긴 한마디였다. 어쨌든 양팀의 대결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오클라호마시티는 3승2패로 앞서 NBA 파이널 진출까지 1승만을 남긴 가운데 오는 29일 홈에서 6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