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기른 학생, 언어폭력·공격성 현저히 감소

농진청, 학교폭력 예방 '공감·배려' 증진 프로그램 개발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학교 교실에서 식물을 기른 학생들이 언어폭력과 공격성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농촌진흥청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공감·배려 증진 도시농업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한 결과, 참여 학생의 자아존중감 향상으로 언어폭력과 공격성이 현저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학교폭력은 주로 초등학생 시기에 언어폭력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이번 활동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인성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실시했다.

개발된 프로그램은 자기 공감과 대인 공감, 공감의 순환 등으로 구분되며 주 1회씩 10주간 활동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는 기존 텃밭 활동과 달리 교실 내에서 할 수 있는 감정 프로그램들이다.

자기 공감에서는 최근 느낀 감정으로 감정 표현 화분 만들기, 원하는 식물을 선택해 심고 자신의 욕구 이해, 씨앗을 뿌릴 때 원하는 것이 선택됐을 때와 선택되지 않았을 때 감정 변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대인 공감에서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친구에게 선물하며 감정 표현하기, 오렌지를 통한 친구의 다양한 감정 이해하기, 식물을 관찰하며 식물이 필요한 것을 찾아내듯 친구가 표현하는 감정 알아보기 등의 활동을 한다.

공감의 순환에서는 자신의 식물로 자신의 감정 변화와 공감 표현하기 활동을 한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2학기(9월∼11월까지) 전주시 만성초등학생들에게 적용하고, 그 효과를 측정한 결과, 언어폭력성과 공격성을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프로그램 전과 후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참여한 학생들은 욕설(6.2%), 조롱(8.85%), 협박(7.40%) 등으로 언어폭력성이 낮아졌다.

반면에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은 욕설(26.52%), 조롱(25.2%), 희롱(8%) 등으로 언어폭력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아졌다.

또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친구들과 공감하고 이해하는 폭이 커짐으로써 자아존중감은 향상되고 친구에 대한 적대감과 공격성도 2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 도시농업과 정선희 박사는 "식물을 교실 내에서 기르고 관찰함으로써 주변의 친구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고운 말 사용으로 이어지고 식물 기르기 등 도시농업 활동이 학생의 학교폭력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학교나 교육부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교육부의 인성교육 정책에 맞춰 학생 맞춤형 인성교육 프로그램 활용 확대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올해는 보급형 프로그램으로서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 서울시 망우초등학교와 경기 오산시 가수초등학교에서 검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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