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의 서울은 ‘슬로우 스타터’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 10경기를 소화한 현재 K리그 클래식 최다 득점과 함께 최소 실점으로 7승1무2패로 2위 전북 현대(6승4무.이상 승점22)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하고 있다. 물론, 선두 자리는 골 득실에서 앞선 서울의 차지다.
지난 25일 우라와 레즈(일본) 상대로 8명이나 나선 치열한 승부차기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둔 덕에 AFC 챔피언스리그도 8강 진출을 확정했고, FA컵도 가뿐하게 16강에 안착했다. 그동안 서울에서 볼 수 없던 말 그대로 ‘쾌조의 출발’이다.
하지만 서울도 고비는 있다. 최용수 감독은 앞으로 한 달간 소화해야 하는 K리그 클래식 7경기와 2부리그 K리그 챌린지의 안산 경찰청을 상대하는 FA컵 16강을 올 시즌 반드시 넘어야 할 ‘잠재적 위기’라고 진단했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경기에 승리하고 싶지만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최용수 감독의 계산이다. 이를 위해 서울의 풍부한 선수 자원을 고루 활용하기 위한 치열한 내부 경쟁을 더욱 가열차게 가동한다는 구상이다.
“우라와를 상대로 거둔 극적인 승리를 잊고 싶다”는 최용수 감독은 “그동안 슈퍼매치나 AFC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며 중요한 승부에 선수들이 너무나 진을 뺀 나머지 다음 경기는 실망스러운 내용과 결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것 ”이라며 사실상 새로운 구성의 선수단 출전을 예고한 그는 “기회가 왔을 때 강한 집념을 가진 선수가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본다. 우라와전에 너무 진을 빼 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선수가 있을 것”이라고 여전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오랜 부상에서 회복해 지난 우라와 전에서 이름 값을 했던 윤일록도 “시즌 초반부터 1위를 하고 있어 어색한 것도 없지 않다. 하지만 슬로우 스타터라도 중반부터는 계속 좋은 모습을 보였던 만큼 올해도 현재의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다”고 서울의 선두 질주를 예상했다.
지난 경기에서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완벽하게 살렸던 윤일록은 “이전 시즌에 비해 올 시즌은 개인적인 아쉬움이 많지만 기회가 생길 때 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서 앞으로는 경기에 많이 출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