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국의 비전 창립기념식이 열린 26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은 여야 전·현직 의원과 원로 정치인 등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대강당 1층과 2층 좌석은 빈 자리가 하나도 없었고, 강당 입구와 좌우 통로에도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창립기념식에서 축사를 한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가 "헌정기념관이 생긴 이래 이런 일이 또 있었나 싶어 깜짝 놀랐다"고 말할 정도로 열기가 가득했다.
새누리당 출신 국회의장이 세운 싱크탱크 창립기념식에 야당 대표들은 앞다퉈 정 의장의 성공을 기원하며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우리 사회 미해결 과제인 극심한 불균형은 의회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탓"이라며 새한국의 비전이 그 해법을 찾아 주기를 기대했다.
국민의당 천정배 대표는 "새한국의 비전과 정 의장이 꼭 성공해서 우리 국민에게 큰 희망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며 새한국의 비전 창립을 축하했다.
친정인 새누리당에서는 상임고문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축하 대열에 나섰다.
박관용 전 의장은 "자유민주주의가 포퓰리즘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새한국의 비전이 포퓰리즘의 광풍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 달라"고 당부했다.
새한국의 비전 이사장인 정의화 의장은 한껏 상기되고 고무된 표정이었다.
정 의장은 "이렇게 수많은 분들이 성원해 주시는 모습을 보며 15대 국회에 초선으로 발을 들인 뒤 지금까지 20년 정치 인생을 헛살지 않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의장은 자신이 새한국의 비전을 만든 이유도 분명하게 밝혔다.
정 의장은 "내년 대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국으로 발전시키는 데 힘을 보태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아침 한 신문이 정 의장의 싱크탱크 설립 목적을 내년 대선 출마 의지와 관련지어 보도한 데 대한 반박이기도 했다.
기념식 참석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정 의장은 "새한국의 비전이 10년 후 대한민국을 책임지는 아이디어 뱅크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집단지성의 힘으로 국가 위기 극복의 문을 열 수 있도록 실천 가능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정 의장은 역설했다.
정 의장은 "신진 정치 세력을 양성하고, 정당 시스템의 창조적 혁신도 고민하겠다"며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했다.
특히 정 의장은 전날 퇴임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도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을 주장했다.
개헌과 관련해 정 의장은 "장기 독재 우려가 사라지면서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내년 대선에서는 각 후보자가 '취임 1년 이내에 이원집정제 즉,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을 하겠다'는 공약을 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정 의장은 "사생결단식 적대정치와 지역패권주의를 부르는 소선거구제 대신 중대선거구와 권역별비례대표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