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을 '자연사' 처리, 부실 수사 정황 '속속'(종합)

경찰청 감찰 착수…허위 근무일지, 검안서까지 문제 확인

충북 증평 80대 할머니 살인사건을 경찰이 애초 단순병사 처리했던 것과 관련해 경찰청이 즉각적인 감찰에 나섰다.

허위 근무 일지에 타인 명의의 검안서 발급까지 부실 수사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25일 경찰청 감찰계 직원이 전날부터 이틀째 괴산경찰서에 대한 강도높은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감찰팀은 근무 일지와 현장 출동 인원이 다른 부분 등을 확인하고, 초동수사가 부실하게 이뤄진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시 병원에서 발급된 검안서에도 문제가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21일 숨진 80대 A할머니의 사인을 자연사로 밝힌 병원 검안서가 실제 검안을 한 의사가 아닌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당시 실제 검안을 한 의사는 주말 당직에만 근무해 검안서를 발급할 수 없자 검안서 발급이 가능한 다른 의사 명의로 검안서를 발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검안서 발급과 확인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해당 의사에 대해서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별도로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감찰 조사를 마친 뒤 문제점이 파악되면 징계위원회를 열어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할 방침이다.

또 일선 경찰서의 변사 사건 처리에 대한 시스템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앞서 괴산경찰서는 지난 21일 증평군 증평읍 A(80) 할머니의 집에서 홀로 살던 A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지만 지병에 따른 병사로 보인다는 검안의의 1차 소견에만 무게를 두고 시신 발견 당일 단순 변사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현장에서 CCTV까지 확보했지만 확인도 하지 않고, 유족에게 되돌려 주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유족이 뒤늦게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남성이 담을 넘어 들어와 A할머니와 실랑이를 벌이다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방에 옮겨놓고 농산물 3포대를 훔쳐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결국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불과 3시간 만에 이웃에 사는 농아인 B(58)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하면서 부실한 초동수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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