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8시 부산 금정구의 한 고급 아파트.
중년에 가까워 보이는 남성 3명이 아파트 단지 안을 둘러보다가 갑자기 흩어졌다.
이 중 한 남성이 아파트 1층 창문에 접근하더니 드라이버 등을 꺼내 창문 방범창을 뜯어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1시간가량 지난 뒤 아파트에서 나온 남성은 빠른 걸음으로 단지를 빠져나갔다.
이 남성이 아파트에서 들고나온 것은 현금과 귀금속 등 무려 1억 9천700만 원 상당의 금품.
귀금속이 사라졌다는 집주인 A(42·여)씨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CCTV 등을 바탕으로 이들을 뒤쫓기 시작했다.
경찰은 사흘 만에 부산 연제구의 한 오피스텔에 머물던 김모(55)씨 등 3명을 붙잡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김씨 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범행 3시간 전쯤 은신처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뒤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휴대전화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범행은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됐으며 부산·울산 일대에서 모두 9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훔친 금품은 확인된 것만 모두 2억 5천600만 원 상당에 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와 이모(55)씨는 30년 이상 알고 지내며 함께 범행을 저질러 왔다.
조사결과 이들은 훔친 금품을 장물업자 박모(57)씨 등을 통해 팔아넘긴 뒤 유흥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 등이 범행에 앞서 택시를 타고 내린 뒤 각자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범행 장소를 물색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범행 뒤 달아나는 과정에서도 각각 흩어져 이동하는 등의 수법으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려 했다.
경찰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과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김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장물업자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