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때문에 에베레스트에서 사망? 두번 죽인 편견

"고산병으로 숨졌지만 채식과 죽음 연결시켜"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다 숨진 비건 여성의 죽음은 그가 비건인 것과 무관하다"고 인디펜던트·BBC 등 영국언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일부터 에베레스트에서 사흘 연속 사망자가 발생했다. 20일 트라이애슬론 선수인 에릭 아널드(36)가 하산 중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었다. 21~21일에는 호주 여성 마리아 스트리덤(34)과 인도 산악인 수브하시 폴(44)이 모두 고산병이 악화해 숨졌다.

이중 비건인 마리아는 남편 로버트 그로펠과 함께 7대륙 최고봉 등정에 도전해 왔다. 마리아가 도전을 멈추지 않은 건 "'비건도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비건은 육체적으로 약하다'는 고정관념을 깨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건은 육류 뿐만 아니라 해산물, 꿀 등 동물이 생산에 관여한 모든 식품의 섭취를 피하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한다.


그러나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많은 언론이 "독자들의 논쟁을 부추기고 기사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비건 등반가 마리아, 비건 반대는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하려다 죽었다' 등의 헤드라인을 뽑아 비건과 죽음을 연관시켰다.

언론의 자극적인 제목과 달리 마리아는 영양결핍과는 거리가 먼 고산병으로 사망했다.

인디펜던트는 "고산병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 버터와 베이컨이 포함된 식단으로 식사하는 사람도 예외는 아니"라면서 "마리아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그가 비건인 것과는 상관 없다"고 강조했다.

2015년 비건으로 처음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인도 출신 분탈 조이서는 한 인터뷰에서 "채소, 과일, 메밀, 견과류 등 비건 식단은 코어(몸의 중심)를 강화시켜주기 때문에 고산 등반시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비건은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 대신 포화지방이 적게 함유된 식품을 먹기 때문에 심장병, 2형 당뇨병, 뇌졸중, 관절염 등의 발병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 증후군으로 고통받고 있는 테니스 스타 비너스 윌리엄스와 전 영국 복싱 헤비급 챔피언 데이비드 헤이,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 세계챔피언 메건 두하엘 등이 대표적인 비건 선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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