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에 수류탄' 이봉창 의사 순국지, 쓰레기 더미로 방치

일본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이봉창 의사 순국지 내 형사자위령탑이 현재 쓰레기 더미로 방치되어 있다. (사진=서경덕 교수 제공)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이봉창(1900~1932) 의사 순국지 주변이 현재 쓰레기 더미로 방치돼 있다.


한국 홍보를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5일 "이곳은 이봉창 의사가 순국한 이치가야 형무소의 옛 터로 현재는 요초마치 놀이터로 개방돼 있다"며 "특히 놀이터 한구석에는 1964년 일본 변호사연합회에서 세운 '형사자위령탑(刑死者慰靈塔)'이라는 비석만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인 이봉창 의사는 1932년 일본 도쿄에서 일왕의 행렬을 향해 수류탄을 던진 뒤 체포돼 순국했다. 이봉창 의사의 의거는 당시 침체기를 보내던 임시정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서 교수는 "동네 주민들조차 이 곳이 과거 어떤 곳이었는지, 위령탑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위령탑 바로 옆은 쓰레기 수거장으로 방치돼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이어 "쓰레기 수거장이라도 다른 곳으로 먼저 옮기기 위해 신주쿠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구청 내 담당 부서인 청소사무소, 공원관리사무소, 문화관광사무소 등에 지속적인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이치가야 형무소, 형사자위령탑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한국어와 일본어로 된 안내문구 설치도 함께 요청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한국의 독립운동 유적지 보존 상황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자주 방문하는 것만이 해외에 방치된 유적지를 지켜나갈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며 "현재 도쿄에는 YMCA 내 2·8독립운동기념자료실, 와세다대학교 내 신간회 도쿄지회 창립대회가 열렸던 스콧트홀 등 우리의 독립운동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 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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