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챙긴 두산은 리그에서 제일 먼저 먼저 30승 고지를 밟았다. 반면 2연패에 빠진 한화는 10개 구단 중 가장 빨리 30패를 당한 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개막전까지 강팀으로 손꼽히며 어깨를 나란히 했던 두산과 한화. 하지만 두 팀은 리그가 약 30% 정도 진행된 시점에서 완전히 상반된 길을 가고 있다.
풀려도 너무 잘 풀리는 두산과 끝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는 한화. 어느덧 두 팀의 격차는 18.5게임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 잘 되는 집안 두산, 51.9%25 우승확률 잡았다
두산은 이날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위즈와 경기에서 7회에만 5점을 뽑아낸 타선의 집중력에 힘입어 8-5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30승을 채운 두산은 2위 NC에 6.5게임 앞선 선두 자리를 더 견고히 지켜냈다.
두산의 30승 선점은 선두 수성 외에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있다. 리그에서 30승을 선점한 팀들의 우승 확률이 51.9%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분위기는 한국시리즈에도 영향을 끼쳐 48.1%의 우승 확률을 보이고 있다.
두산도 과거 1982년, 95년, 2007년 총 3차례나 30승 선점을 기록해 이 중 2007년의 제외하고 모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우승을 향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두산은 투타의 완벽한 조화로 약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리그 최고의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는 두산의 타선은 팀타율 0.311로 유일한 3할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심에는 만년 유망주 딱지를 떼고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한 김재환과 오재일이 있다.
김재환은 타율 0.369(111타수 41안타) 37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사이 홈런도 14개나 때려내 에릭 테임즈(NC)와 루이스 히메네스(LG)를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오재일 역시 0.396(96타수 38안타) 7홈런 27타점의 만점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마운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유희관-장원준-허준혁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팀이 거둔 30승 중 24승을 합작했다. 정재훈-이현호-이현승 등 불펜 역시 흔들림 없는 경기력으로 두산의 질주에 한몫하고 있다. 이런 활약에 두산은 팀방어율에서도 NC에 0.01 뒤진 3.99로 2위에 올랐다.
◇ 승리보다 패배가 익숙해진 한화…추락은 언제 끝나나
한화의 분위기는 두산과 180도 다른 모습이다. 한화는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선발 에스밀 로저스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팀 타선 침묵으로 1-2 역전패를 당해 2연패 늪에 빠졌다.
30번째 패배를 당한 한화는 11승 1무 30패로 여전히 리그 순위표 제일 밑에 자리했다. 승률은 0.269로 처참한 수준이다.
리그 성적뿐만 아니라 팀방어율(6.76)과 팀타율(0.264) 역시 모두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는 설상가상으로 부진을 거듭한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자신감을 잃었다"는 뜻을 구단에 전해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구해야 할지도 모르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우승 전력으로 취급받던 한화가 이제 더이상 떨어질 데가 없는 곳까지 몰리게 됐다.
지난해 팀을 가을야구 문턱까지 이끌었던 '김성근 매직'과 '벌떼 야구'는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팬들도 마음을 돌렸다.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감독과 선수들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뚜렷한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 상황. 한화는 두산의 '30'이 부러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