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은 한 국내 팬이 감독의 트위터에 지난 20일 메시지를 보내며 시작됐다. '@61oV****'는 "난 감독님의 팬"이라며 "내 글을 부디 읽어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신 질환을 가진 여성 혐오 남성이 무고한 여자를 죽였다"며 "한 남성이 이에 항의하는 페미니스트들에 반대하며 영화 '주토피아'서 차용한 메시지와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트위터 유저 '@choi****"도 "정신 질환을 가진 남자가 일면식 없는 여자를 죽였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남녀 갈등이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남성이 '주토피아'와 한국의 상황이 같다"며 "범죄를 저지르는 육식동물이 나쁜 게 아니라, 개인이 나쁜 거다. 세계 치안 1위국이지만, 더 안전한 세상을 남녀가 함께 만들자"고 적은 피켓을 사용했다고 알렸다.
이는 지난 20일 강남역 10번 출구 앞 추모 현장에 인형 탈을 쓰고 등장해 추모객들과 충돌한 이른바 '핑크 코끼리'(이하 '핑코')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만든 피켓 내용은 '주토피아'에서 차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화는 초식·육식동물이 어우러져 사는 사회서 육식동물이 힘이 세다는 이유로 잠재적 범죄자로 오해받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주토피아'는 편견의 위험에 관한 영화다. '주토피아'가 여성 혐오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쓰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디즈니에 전달했다. 문제가 있다면 디즈니가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감독은 "답변이 편향적"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나는 어느 편도 아니다. 모든 편견에 반대할 뿐"이라며 "사람들이 문맥을 헤아리지 않고 내 말만을 인용해 오해하는 걸 막을 수는 없다"고 적었다.
'핑코'는 당시 현장에서 '일베(일간베스트)' 회원임이 알려지며 추모객들과 충돌을 빚었다. 그는 주변인 네 명이 자신을 모욕하거나 폭행했다며 지난 23일 고소했고,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사건을 맡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