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에 뒷돈' 전북, 최악의 경우 강등도 가능

심판 매수라는 사태에 직면한 전북 현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가 심판 매수라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다.

부산지검 외사부는 22일 "전북 소속 스카우트 C씨가 우호적인 판정을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두 명의 심판에 뒷돈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심판 두 명은 앞서 경남FC로부터 뒷돈을 받고 퇴출된 4명 중 일부로 2013년 각각 두 차례, 세 차례에 걸쳐 뒷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전북은 스카우트 개인이 구단에 보고 없이 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전북은 23일 "자체 조사결과 해당 스카우터는 구단 보고 없이 개인적으로 뒷돈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징계는 불가피하다. 문제는 징계 수위다.

◇최악의 경우 강등까지도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규정에 따르면 '심판 매수 등 불공정 심판 유도행위 및 향응 제공'의 경우 ▲제명 ▲하부리그 강등 ▲1년 이내의 자격정지 ▲10점 이상 승점 감점 ▲1억 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경고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최악의 경우 제명, 혹은 하부리그 강등까지도 가능하다.

물론 강등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경남은 지난해 12월 심판 매수에 따른 징계로 벌금 7000만원과 함께 승점 10점이 깎인 채로 시즌을 시작했다. K리그 챌린지 강등은 징계와 상관 없이 성적에 따라 이미 2014시즌 후 이뤄졌다.

구단 차원이 아닌 개인이 심판을 매수했다는 점에서도 징계가 완화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단 개인 차원의 심판 매수라는 전북의 주장은 수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다. 물론 전북의 주장이 사실일 수도 있다.

연맹도 아직은 조심스럽다. 사실 관계를 정확히 확인한 뒤 상벌위원회를 열고 전북에 대한 징계를 확정할 계획이다.

조연상 프로축구연맹 사무국장은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전북 구단과 해당 스카우트 등의 진술 등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상벌위원회가 열린다. 모든 징계 수위는 상벌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2006년 심판 매수로 인한 승부 조작으로 강등됐던 유벤투스. 이후 다시 세리에A로 올라와 최근 5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사진=유벤투스 페이스북)
◇해외축구 사례는?

2006년 이탈리아 세리에A에 승부조작 사건이 휘몰아쳤다. 흔히 말하는 '칼치오폴리'다. 유벤투스를 비롯해 AC밀란, 라치오, 피오렌티나 등 11개 팀의 단장과 심판 등 총 41명이 연루된 대형 사건이었다. 2004-2005시즌 19경기, 2005-2006시즌 14경기에서 승부조작 혐의가 발견됐다.

가장 강한 징계를 받은 것은 유벤투스였다.

루치아노 모지 전 유벤투스 구단주는 심판배정관을 매수한 뒤 심판들이 유벤투스에 더 유리한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압박했다. '칼치오폴리'의 중심에 있었다.

결국 유벤투스는 2부리그인 세리에B로 강등됐다. 당초 3부리그 강등 징계가 내려졌지만, 유벤투스의 반발로 징계가 완화됐다. 또 유벤투스는 세리에B에서도 승점 -9점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유벤투스에게 더 아팠던 징계는 챔피언 자격 발탁이었다. 유벤투스의 2004-2005시즌과 2005-2006시즌 세리에A 우승은 무효 처리됐다.

이후 유벤투스는 세리에B 한 시즌 만에 세리에A로 복귀했고, 최근 세리에A 5연패를 달성했다. '칼치오폴리'로 인한 징계가 아니었다면 통산 34회 우승이지만, 공식 기록은 32회 우승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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