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놓친 '아가씨'가 칸에서 거둔 수확 '셋'

비록 수상은 불발됐지만,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는 유의미한 성과를 남겼다.

개봉을 앞둔 '아가씨'에게 제69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가 어떤 의미였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 4년 만의 한국 영화 경쟁 부문 진출


한 때 한국 감독들이 사랑받았던 칸영화제는 점점 '남의 잔치'가 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4년 째 칸영화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경쟁 부문에 이렇다 할 초청작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돌아 온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는 경쟁 부문 진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거뒀다. '칸느박'이라는 그의 별명처럼 지금까지의 '징크스'를 모두 사라지게 만들었다.

당당히 경쟁 부문에 초청된 '아가씨'는 비록 수상의 기쁨을 누리지는 못했지만 국내 영화의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가능성을 끌어 올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 유럽 국가들 '완판'…176개 국 판매 신기록

무엇보다도 칸영화제 현지 마켓에서의 활약이 대단했다.

23일 기준으로 '아가씨'는 전세계 176개 국에 판매되며 또 한 번 '최다 국가'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유럽 국가와는 모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박찬욱 감독만이 갖고 있는 미학적 분위기가 바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호황 속에 '아가씨'는 오는 6월 24일 대만 개봉을 확정 짓고, 10월 5일에는 프랑스 개봉을 확정했다. 호주, 러시아, 홍콩, 뉴질랜드 등 주요 국가의 배급사 역시 6~8월에 걸쳐 개봉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9~10월 사이 아마존 스튜디오를 통해 개봉일이 확실하게 결정된다.

CJ E&M 영화사업부문 김성은 해외사업부장은 "해외 바이어들이 부스에 들어오면서 던진 첫 마디가 '축하한다!'는 말이었다"며 "박찬욱 감독이 지닌 세계적인 인지도와 '아가씨'의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만족감이 전례 없는 규모의 해외 판매를 이끌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 '아가씨'가 뭐길래? 개봉 전부터 뜨겁다

칸영화제 초청은 '아가씨'의 국내 인지도 상승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 다소 '호불호'가 갈렸던 현지 평조차 궁금증을 자아냈을 정도다.

물론, 칸영화제 초청 전부터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사실만으로 '아가씨'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초청이 더욱 분위기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 것은 사실이다.

비록 수상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칸영화제 경쟁 부문 21개 작품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작품성은 보장된 상태. 오는 6월 1일 개봉하는 '아가씨'의 흥행 성적이 무엇보다 기대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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