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빙수·얼음·선풍기·아이스크림 판매 늘어…유통업계 반색
5월임에도 벌써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비키니족이 등장했고, 시원한 물냉면과 빙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는 등 초여름과 같은 풍경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다.
수도권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경기도 동두천시·가평군·고양시·이천시·양평군 등 5개 시·군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경기지역에 5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처음이다.
이들 지역의 이날 낮 최고기온은 30도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고양과 연천 등 접경지역에 찾아온 갑작스러운 더위로 경계 근무를 서는 장병들은 구슬땀을 흘렸다.
낮 최고기온이 25도를 기록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몸을 태우거나 바닷바람을 맞으며 운동을 즐겼다.
광안리와 송정 등 지역의 다른 해수욕장에도 바지 밑단을 걷어 올린 채 물속에 발음 담가 더위를 식히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수도권 최대 테마파크인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에는 평일인데도 오후 1시 현재 1천여명이 찾아 물놀이를 즐겼다.
내달 4일 전체 개장을 앞두고 일부 시설이 운영을 하지 않음에도 때 이른 더위를 피하기 위해 많은 나들이객이 몰렸다.
울산 진하해수욕장에서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세계윈드서핑대회가 이날 개막했다.
관광객들은 시원하게 바다를 가르며 질주하는 윈드서퍼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더위를 잊었다.
도심 공원에 설치된 분수대는 '물 만난' 어린이들의 차지였다.
세계최대 바닥분수로 기네스 북에 오른 부산 다대포 낙조 분수와 송상현 광장 체험 분수에서는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이 물줄기를 맞으며 뛰놀았다.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도 소풍 온 어린이들이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물줄기에 손을 적시며 한낮 더위를 식혔다.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나무 그늘을 찾아 더위를 식혔다.
울산의 젖줄 태화강을 끼고 자리한 태화강 공원 내 왕대나무로 우거진 십리대밭길에는 자연 그대로 나무 그늘이 조성돼 어르신들이 많이 찾아 곳곳에 마련된 벤치 등에 앉아 뜨거운 햇볕을 피했다.
이날 출근한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냉면이나 콩국수 등 계절 음식을 찾느라 분주했다.
창원 시내 식당가에는 찬 음식으로 더위를 달래려는 회사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창원시 상남동에서 냉면집을 운영하는 김모(56)씨는 "어제와 오늘 냉면을 일부러 먹으러 왔다는 손님이 꽤 늘었다"며 "지난주보다 3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고 웃었다.
커피 전문점은 일반 커피보다 가격이 다소 비싼 빙수를 찾는 손님이 늘어 반색했다.
창원시 신월동 가로수길의 커피 전문점에는 점심 후 팥빙수를 주문하는 손님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얼음 수요와 선풍기 등 냉방용 전자제품을 구입하려는 발길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 상인들은 생선이 상하지 않도록 얼음을 붓느라 쉴 틈이 없었다.
이 시장 수산물 상인 정모(67·여)씨는 "작년에는 6월부터 얼음이 많이 필요했는데 올해는 벌써 3시간마다 새 얼음을 생선에 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 서원구의 한 가전제품 판매점에는 선풍기와 에어컨을 사려고 온 사람들로 붐볐다.
이 가전제품 판매점 관계자 이모(33)씨는 "지난주에는 선풍기를 미리 준비하는 손님이 하루 3∼4명 정도 뿐이었다"며 "어제부터 선풍기 등 냉방기기를 사려는 발길이 배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전국의 CU 편의점에는 이번 주 아이스크림 매출이 지난주에 비해 43.5%, 아이스 음료가 60%, 얼음이 57.7% 각각 늘었다.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갑자기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냉 음료와 아이스크림 등 하절기 상품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전국 각 점포에서는 관련 제품의 재고를 늘리고 품질관리에 더욱 신경 쓰는 등 여름철 성수기 매출 증가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이른 더위가 오는 24일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낮 시간대에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노약자들은 건강관리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