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아동 성폭행이 성매매 둔갑, 누굴 위한 법원인가"

CBS 단독보도에 "장애아동은 더 두텁게 보호받아야 한다"

하은(가명·당시 13세)이가 실종 당시 신었던 신발과 매일밤 끌어안고 자던 곰인형 (사진=하은 어머니 제공)
13세 지적장애 여아가 성인 남성 7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지만 법원이 단순 성매매로 판단, 손해배상청구까지 기각했다는 CBS노컷뉴스 보도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비판 논평을 냈다. <19일자 '하은이 성매매 판결에 '지적장애' 고려는 처음부터 없었다', 12일자 '지적장애 13세 하은이, '성매매女' 낙인찍힌 사연'>

더민주당 강선우 부대변인은 19일 '하은이 반인권적 판결, 법원은 누구를 위한 법원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더 두텁게 보호받아야 할 장애아동 대상 성범죄를 단순 성매매로 결론내린 사법부의 판결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강 부대변인은 "만 13세 2개월에 지적 능력 7세 수준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하은이는 (성범죄) 남성이 사준 떡볶이를 먹었다"며 "이를 대가로 판단해 하은이를 자발적 성매매 행위자로 간주한 이번 판결은 청소년보호법의 입법 취지에도 반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지난 2014년 가출한 하은이(가명 당시 13세)를 남성 7명이 모텔 등으로 유인해 유사성행위를 강요하거나 성폭행했지만, 형사법원이 단순 성매매로 판단한 데 이어 민사법원까지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검찰은 모텔에서 하은이에게 유사성행위를 강요한 양모(25)씨 등을 성폭행이 아닌 단순 성매수 혐의로 기소했고 법원도 벌금 수백만원을 선고하는 데 그쳤다.

CBS노컷뉴스의 보도에 대해 법원은 "검찰에서 성매매로 기소했으면 재판부는 기소한 내용이 맞는지를 판단할 뿐"이라며 "(장애여부 등의) 사실관계가 드러났다면 양형에 참작하거나 공소장 변경을 요구할 수는 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은이 모녀는 서울시복지재단 공익법센터의 도움을 받아 양씨를 상대로 치료비와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했지만 최근 서울서부지법 민사21단독(신헌석 부장판사)은 해당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기각했다.

앞서 선고된 형사소송 판결에서 하은이가 '스마트폰 앱 채팅방을 직접 개설'하고 '숙박이라는 대가'를 받았기 때문에, 의사결정 능력을 가진 자발적 매춘녀로 봐야 한다는 이유였다.

결국 13세 피해자인 하은이는 장애여부를 고려하지 않은 검찰의 기소, 그리고 이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법원의 판단으로 피해보상의 길마저 막히게 됐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우리 아이들은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권리가 있다"며 "정부, 여당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보장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전폭적 지지와 협력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원이 이런 판결을 해서는 안 된다"며 "만13세 2개월의 지적장애아가 어떻게 성매매를 했다고 판결할 수 있냐"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고영한 법원행정처장은 "충분히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상고심에서 적정한 결론이 도출되리라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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