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과 김상열 회장은 지난달 중순 서울 모처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많은 얘기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당초 1시간 정도의 만찬을 계획했으나 얘기가 길어지면서 3시간 넘게 만났으며 와인도 3병이나 비울 정도로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회동은 극비리에 이뤄져 회동 전이나 회동 후에도 양 그룹사 모두 최측근 임원들조차 회동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석자 없이 단 두 사람만 만나 대화 내용도 외부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 금호산업 매각과정부터 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싼 여러 의견들을 나누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그 동안 동향에다 호남을 대표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호반건설 총수로 있으면서도 서로 공식 석상에서 한 두 번 악수하는 수준으로 만났을 뿐 특별한 인연이 없어 지역 경제계에서는 두 맹주가 함께 자리를 가져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어 왔다.
박 회장으로서는 지난해 금호산업 매각과정에서 호반건설이 뛰어들면서 주가가 한때 1만 4000원 선에서 4만 5000원 선까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인수에 어려움을 겪었고 인수전에도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여러 오해와 서운함도 많았던 터였다.
아무튼 두 사람의 이날 회동은 그 동안 여러 억측과 오해를 불식시키고 미래를 향해 서로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호타이어 매각작업이 본격화 되면서 박 회장으로서는 대규모 자금마련을 위해 우군을 많이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매각가로 7000억 원에서 1조 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금호가 최근 계열사 간 지분매각, 합병 등으로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실탄 5000억 원을 마련했으나 5000억 원 정도는 외부 수혈을 받아야 될 처지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지난해 금호산업을 재인수하면서 5000억 원 상당의 빚을 진 상태에서 또다시 대규모 인수자금을 끌어 모으는데 한계가 있어 이런 상황과 맞물려 두 사람의 회동은 단순한 식사자리로만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만약 김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어떤 방법으로든 도움을 줄 경우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딜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호반건설은 4개 건설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이 3조 원에 달할 정도로 아파트 분양 성과를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4개 건설법인의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천5백억 원에 달할 만큼 재무구조가 튼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그룹 총수의 회동 당사자인 김 회장은 19일 오전 CBS와의 통화에서 "그 분이야 자주 뵙는다. (최근에는) 아직 안 만났다. 만나려고 한다. 아주 민감한 시기로 지금은 만났다, 안 만났다 하는 것이 좋지 않을 것 같다"며 극도로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며 만남 자체를 부인했다.
한편 일정대로 진행된다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오는 6월 매각 결의를 거처 티저레터를 배포하고 북미,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 해외 인수의향자들을 위한 로드쇼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구조조정의 1차 타겟으로 해운과 조선을 겨냥하고 나섰지만 이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2차로 구조적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추진이 예상돼 금호타이어도 매각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 말 금호산업과 함께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지난 2014년 말 졸업했으며 매각 지분 대상은 42.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