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쉐프 우승한 병장 "내가 군대요리의 백종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우승한 (육군 제8사단 병장, '취사병 길라잡이' 발간)

TV에 집밥 백선생이 있다면, 군부대에는 짬밥 우선생이 있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인고 하니, 전역을 코앞에 둔 말년의 취사병이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정리해서 취사병 길라잡이라는 책을 펴낸 겁니다. 이게 지금 취사병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제8사단 정보통신대대 취사병입니다. 우승한 병장 연결돼 있습니다. 우 병장님, 안녕하세요?

◆ 우승한>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지금 말년 휴가 중이시라면서요.

◆ 우승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언제 제대하세요?

◆ 우승한> 5월 25일날 전역을 예정해 두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진짜 열흘도 채 안 남은 말년병이네요.

◆ 우승한> 그렇죠. (웃음)

◇ 김현정> 군대에서는 계속 취사병 쭉 하신 거예요?

◆ 우승한> 아니요, 처음에는 운전병으로 시작했다가 취사병 보직을 받고 취사병으로 전역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원래 사회에서는 뭐하던 분이세요?

◆ 우승한> 원래 입대 전에는 학교 다니면서 아버지 밑에서 호텔 부엌일 했었어요.

◇ 김현정> 호텔에서 조리 경험이 있으신 거예요?

◆ 우승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취사병이 됐는데, 원래 취사병들을 위한 공식 요리지침서 같은 건 있지 않습니까?

◆ 우승한> 네. 따로 '군 표준지침서'라고 있는데 취사병 생활을 하다 보니까 조금씩 부대마다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제가 나름 정리하다가 그렇게 책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우승한 병장 (사진=본인 제공)
◇ 김현정> 자그마치 100페이지라면서요? 그 안에 뭐가 담겨 있을지 굉장히 궁금한데요. 몇 가지 요리법들이 들어 있습니까?

◆ 우승한> 메뉴 자체는 200가지가 넘는데요. 취사병으로서 해야 될 일이거나, 힘들 때 위로의 말을 건넨 것도 몇가지 적었고요. (웃음)

◇ 김현정> 저 갑자기 궁금해졌는데 취사병이 힘들 때 위로가 되는 말은 무엇을 적어두셨어요?

◆ 우승한> 힘들 때는 병사들의 다 먹은 식판을 한번 봐라. 깨끗한 식판을 봤을 때 뿌듯함을 느낄 거다. 이런 식으로 썼습니다.

◇ 김현정> 어머니의 마음하고 똑같네요. (웃음)

◆ 우승한> 네.

◇ 김현정> 군대 요리법하고 일반 요리법하고 많이 달라요?

◆ 우승한> 군대 요리는 단체급식 성향이 있어서요. 사회에서 하는 것보다 위생사건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완전조리를 하는 것이 많이 다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제일 중요한 점, 군대요리 하면 이거 빠드리면 안 된다. 핵심은 뭡니까? 군부대 요리를 하는 핵심은?

◆ 우승한> 정성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 취사병의 정성. 사실은 취사병들이 그 많은 부대식구들 음식을 매 끼니 해내다보면 정성껏 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어머니처럼.

◆ 우승한> 네, 맞습니다. 많이 애로사항도 있고 쉬는 날 없이 하다 보니까 많이 힘들고 지칠 텐데 그래도 이제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이고 정성을 쏟으면 맛이 달라지는 거 확실히 느끼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정성입니다.

◇ 김현정> 가장 중요한 건 정성. 군대용 레시피 책을 내서 화제가 되고 있는 우승한 병장 만나고 있습니다. 우승한 병장이 제일 자신 있는 요리가 뭡니까?

◆ 우승한> 제가 자신 있는 요리는 갈비찜입니다.

◇ 김현정> 갈비찜이요? 아니, 군대에서 갈비찜도 나와요?

◆ 우승한> 요즘에는 사회음식과 다를 바 없이 많은 종류가 나오고 있어가지고 매달마다 새로운 식단도 나와서요. 갈비찜같은 신규 메뉴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군에서 제일 인기가 있는 메뉴는 뭡니까?

◆ 우승한> 돼지고기김치볶음이라고 주로 아침에 나오는 메뉴인데 삼겹살에 볶음김치랑 같이 볶아서 나가는데 이 메뉴가 나오면 저희 부대에 아침 잔반률이 거의 0%에 가까울 정도로 인기가 있는 메뉴입니다.

◇ 김현정> (웃음) 남기는 병사가 없어요? 그렇게 싹싹 먹은 그릇 잔반율 없는 날은 기분이 어때요?

◆ 우승한> 뭔가 정말 뿌듯하고 끝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 김현정> 아침 준비하기 위해서 새벽에 엄청 일찍 일어날거아니예요?

(사진=본인 제공)
◆ 우승한> 보통은 새벽 5시 반 전후로 일어나고요. 훈련 같은 상황에서는 새벽 3시나 새벽 4시 이렇게 일어나는 경우도 있고요.

◇ 김현정> 특별한 요리를 할 때는 시간이 더 필요하기도 할텐데요. 밤새 뭔가를 재어놓기 위해서 계속 일어나서 체크하고 이런 날도 있을 거 아니에요.

◆ 우승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 듣고 계신 분들 중에 아들 군에 보내놓고 이 녀석이 잘 챙겨먹고 다니나 어쩌나 노심초사하는 부모님들 많이 계실 거예요. 그분들께 걱정 마시라, 잘 먹고 있다, 안심되는 한 말씀 남겨주시겠어요?

◆ 우승한> 요즘에는 정말 옛날과 다르게 많은 메뉴가 나오고요 취사병들도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취사병들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요. 먹는 거에 관해서는 저희를 믿고 맡겨주시면 저희가 그 기대에 부응할테니까,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 김현정> 고기반찬 몇 번 나옵니까, 한 달에?

◆ 우승한> 하루에 최소 한 번씩은 나갑니다.

◇ 김현정> 하루에 한 번씩?

◆ 우승한> 네, 안 나가는 날도 있는데 하루에 두 번 나가는 날도 있습니다.

◇ 김현정> 이거 집보다 나은데요, 그럼?

◆ 우승한> 매끼마다 메뉴가 다르니까 어떻게 보면 집밥보다 더 다양한 메뉴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웃음)

◇ 김현정> 각종 영양성분도 다 고려하는 거잖아요?

◆ 우승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부모님들 걱정 안 하셔도 되겠어요. 집에서 대충 라면 끓여먹고 이러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게들 잘 먹고 있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되겠네요. (웃음)

◆ 우승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제일 많이 먹는 병사는 몇 그릇까지 먹어봤습니까?

◆ 우승한> 받아서 자리에서 먹고 다시 또 받으러 오는 병사들 같은 경우에 제가 한 세 번까지 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도 양호하네요, 세 번이면? (웃음)

◆ 우승한> 저희가 저지하는 것도 없지 않아 있기 때문에요. 다른 병사들도 다 같이 먹어야 되니까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우승한 병장님. 무사히 제대하시고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셔야 돼요.

◆ 우승한> 예,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도 훌륭한 요리사로 성공하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우승한>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취사병 길라잡이란 책을 내서 지금 군대 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병장입니다. 취사병 우승한 병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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