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질병관리본부 사업으로 2011~2012년 시행된 안산지역 한국인유전체역학연구에 참여한 2천976명을 대상으로 생활유형과 수면의 질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주로 활동하길 선호하는 시간 등에 대한 생활패턴 조사를 통해 대상자를 저녁형 인간(146명), 아침형 인간(1천138명), 중간형 인간(1천692명) 3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어 유형별로 잠들기 전 뒤척임, 카페인 음료 섭취 등 수면습관을 조사한 결과 저녁형 인간의 수면의 질이 상대적으로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저녁형 인간이 수면을 방해하는 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빈도를 점수화했을 때 1.93점으로 아침형 인간 1.36점보다 높았다.
점수는 5점 만점을 기준으로 1점은 일주일에 0회, 2점은 일주일에 1~2회 빈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카페인 음료 말고도 잠들기 전 무거운 식사를 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빈도 역시 아침형 인간보다 저녁형 인간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저녁형 인간은 잠들지 않아도 침대에 머무르는 빈도 점수가 1.4점으로 아침형 인간 1.25점보다 높았고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경향도 1.36점으로 아침형 인간 1.18점보다 높았다.
윤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저녁형 인간이 늦은 밤 음식을 많이 먹고, 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등 몸에 안 좋은 행동을 할 위험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런 나쁜 생활습관은 숙면을 방해하고 삶의 질을 하락시킨다"고 말했다.
앞선 연구에서도 저녁형 인간은 생활습관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로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윤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저녁형 인간은 자신의 생체리듬과는 달리 사회적 요구에 맞춰 일찍 일어나야 하는 등 아침형 인간보다 수면에 방해를 받을 위험이 크다"며 "주로 저녁에 활동하는 사람은 보다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수면행동의학'(Behavioral Sleep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