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권주의밖에 안남아”
- “얼마 남지 않은 권력의 끄나풀을 잡겠다는 것”
- “비대위, 혁신위가 불리하게 작용할까 겁을 먹은 것”
- “참패원인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야 할 때”
- “낙선자, 당선자 다 같이 모여서 총의를 모아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5월 18일 (수)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병국 의원(새누리당)
◆ 정병국> 네, 안녕하세요. 정병국입니다.
◇ 정관용> 어제 사태를 친박 의원들의 조직적 보이콧, 이렇게 해석하십니까?
◆ 정병국> 누구 탓할 것이 아니라고 봐요. 일단은 국민 여러분들께 또 우리 당원 분들께 진심으로 한 중진의원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어쨌든 간에 곪아서 터질 게 터졌다고 보고요. 어차피 당을 새롭게 혁신해야 된다고 하는 것들이 이러한 행태들 때문에 혁신해야 된다고 했던 건데 어떤 측면에서는 차라리 잘 됐다. 이것이 대충 때워서 갔을 경우에 과연 진정한 혁신의 대상이라고 했던 계파 청산이 됐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 정관용> 그러니까 계파 때문에 어제 일이 벌어진 건 맞는 거죠?
◆ 정병국> 결국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국민 여러분께서 바라보고 있잖아요.
◇ 정관용> 그러니까 정 의원 생각이 어떠시냐고요.
◆ 정병국> 그렇습니다. (웃음)
◇ 정관용> 결국은 친박계의 조직적 보이콧 아닌가요?
◆ 정병국>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고 그것을 설득해내지 못한 지도부도 문제가 있다면 있을 수 있는 거고요. 또 그게 지도부뿐만의 탓이겠어요? 저희들도 얼마나 노력했는가 하는 부분을 반성을 해야죠.
◇ 정관용> 그러니까 모두가 잘못이고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그러면 사실 어떤 답이 안 나오지 않습니까?
◆ 정병국> 그러니까 더 잘잘못이 있겠지만 이참에 어느 특정 계파나 특정인에게만 몰고 가는 것은 수습책이 아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걸 ‘친박 탓이다’, ‘친박이 책임져라’ 이렇게 해서는 수습이 안 된다?
◆ 정병국> 일단은 이게 우리가 혁신을 해야 되는 일이다. 그러니 이걸 정말 이 상태로 우리가 끌고 갈 거냐,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야죠.
◇ 정관용> 당내에 옛날로 치면, 이명박, 박근혜 있을 때로 치면 친이, 친박 간의 다툼. 그다음에 친박과 비박 간의 다툼. 이런 것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이 되면 또 다 모여서 선거 치러서 매번 선거에 이기고 그랬었잖아요. 그런데 요즘의 새누리당 모습은 완전히 달라진 것 같아요. 뭐가 달라졌습니까?
◆ 정병국> 일단은 과거에는 분명한 계파가 있었죠. 그러나 지금은 어떤 계파간의 대립이 아니죠. 특정한 세력이 자기들만의 이해관계에 의해서 패권놀음을 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저는 봐요. 옛날과 같이 지향을 하는 측면이, 그러니까 누구를 통해서 정권 창출을 하느냐 하는 관점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서로 다 경쟁을 했다고 하면.
◇ 정관용> 그게 친이, 친박의 경쟁이었죠.
◆ 정병국> 그렇죠. 그런데 지금은 그게 아니라 일정의 세력의, 한 세력의 패권주의적 관점밖에 보이지 않는 거죠. 당이 잘 되고 이런 게 아니라 또 나라가 잘 되고 이런 게 아니라 어떤 그룹의 이해관계만을 가지고 접근을 하니까 이런 행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계파 간에 경쟁을 할 때는 상대 계파도 인정을 하고 그러는데.
◆ 정병국> 그렇죠.
◇ 정관용> 지금은 전혀 자기 그룹 아니면 인정을 안 한다?
◆ 정병국> 이해관계만 가지고 쫓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거예요.
◇ 정관용> 아하.
◆ 정병국> 막무가내이니까.
◇ 정관용> 그 막무가내적인 인식이 어제와 같은 아예 회의조차 무산되게 만든 그런 행동으로 나왔다?
◆ 정병국> 그렇죠. 그게 이제 한 달 겨우 됐는데, 선거가. 그리고 혹독한 국민적 심판을 받았는데 그러한 심판을 받은 당의 입장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행태가 나온 거죠. 그렇다고 하면 무엇을 지향을 하느냐 하는 거죠. 거기에 어떤 목표가 있다라고 하면 이해가 돼요. 그러나 목표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하느냐는 거죠. 이것은 대통령을 위한 것도 아니고 당을 위한 것도 아니고 나라를 위한 것도 아니고. 오로지 몇몇 사람들의 이해관계에 의해서 이런 놀음을 한다는 것, 패권을 잡기 위해서 이런다는 것. 이게 문제인 거죠.
◇ 정관용> 그 몇몇 사람의 이해관계는 당권을 잡으려고 한다, 이거예요?
◆ 정병국> 결국은 그렇게 봐야 되겠죠. 지금 대권을 겨냥해서 하는 것도 아닌 거고. 대권을 정권재창출을 하기 위해서 우리가 발버둥을 친다. 거기에서 관점이 다르다. 예를 들어서 한 그룹은 A라고 하는 사람을 놓고 얘기를 하고 또 한 그룹은 B라고 하는 사람을 놓고 얘기한다고 하면 서로 경쟁할 수가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것도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한 거죠.
◇ 정관용> 그런데 당권을 쥘 기회는 전당대회가 앞으로 예정이 돼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실 어찌 보면 전당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과도기적 관리기구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조차 무산시킬 이유가 있나요? 그냥 전당대회에 당당히 나가서 당권을 차지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 정병국> 그러니까 이제 문제죠. 이런 과정들이 국민들에게 비치는 것이 어떻게 비칠 것인가, 이런 것은 전혀 안중에도 없는 거고. 일단 비대위가 구성이 되고 혁신위가 구성이 되면 본인들의 의도하고는 상관없이 자기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을 하니까 아예 무산을 시키는 것 아니겠어요?
◇ 정관용> 아하. 전당대회에서 자기들이 불리해질 수 있다?
◆ 정병국> 그렇죠. 결국은 혁신위가 해야 될 가장 큰 일이 뭐겠어요? 비대위가 해야 될 가장 큰 일이 뭐겠어요?
◇ 정관용> 전당대회 준비죠.
◆ 정병국> 전당대회 준비 이전에 왜 우리가 지난 4.13 총선에서 이런 성적표를 받았어야 하는가 하는 부분에 대한 진단과 평가가 해야 될 것 아니겠어요?
◇ 정관용> 그렇죠.
◆ 정병국> 그래야 대안이 나올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네.
◆ 정병국> 이런 과정 속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라고 지레 겁을 먹는 거죠.
◇ 정관용> 진단과 평가를 하게 되면 총선 패배의 책임이 가장 많다고 지목될 그룹, 그렇게 보시나요?
◆ 정병국> 그렇게 보는 거죠.
◇ 정관용> 그 그룹이 누구예요?
◆ 정병국> (웃음) 다 아시잖아요.
◇ 정관용> 참. 그런데 지금 친박계 의원들 입에서 비박계가 당을 나가야 한다. ‘절이 싫으면 스님이 떠나야 한다’ 이런 얘기들이 나옵니다. 이건 어떻게 보세요?
◆ 정병국> 당이 싫으면 여기에서 혁신을 하겠다고 달려들지 말라. 그야말로 안하무인이고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해요. 그러니까 이 말 한마디만 가지고도 이분들에게 오로지 지향하는 게 있다고 하면 패권주의밖에 없는 거예요. 자기들의 이해관계, 그리고 그 위에는 당도 없고 대통령도 없고 국가도 없고.
◇ 정관용> 지금 정병국 의원은 거듭 대통령을 위한 일도 아니다. 또 지금 이렇게 하는 행동의 배경에 대통령도 안중에 없다, 이런 표현을 쓰시는데 그런데 많은 국민들은 어제 정국위원회 무산되고 이러는 것에 청와대와의 교감이 있었지 않느냐, 적어도. 어떤 지시가 내려갔는지 어쨌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정병국> 저는 대통령도 직접 모셔보고 대통령을 모시고 내각에서 일도 해보고 했습니다마는 대통령이라고 하는 것이 한 사람에 의해서 되는 건 아니고. 그 그룹이 하는 거잖아요. 내각. 이런 모시는 사람들이 대통령이 옳은 판단을 할 수도 있고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잖아요. 그렇다고 한다면 잘못된 판단을 했을 때는 그 잘못된 판단이라고 하는 것을 인식시켜드리는 게 보좌하는 사람, 비서실에서 해야 될 역할이고. 또 내각이 해야 할 역할이란 말이죠. 그렇다면 그런 판단을 안 하게끔 만들어야죠.
◇ 정관용> 그렇죠.
◆ 정병국> 그런데 그런 판단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대통령이 잘못되고 잘되고 이런 것을 따지는 게 아니라 자기들의 권한, 자기들의 어떤 패권, 이런 부분들에만 집착하다 보니까 이런 패착을 놓는다는 거죠. 아니, 이게 어떻게 집권여당이 혁신을 하는 과정에서 절차를 밟는 데 절차를 무산시킨 게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고 그건 여당에게 도움이 되겠습니까. 이걸 생각했다라고 하면 이렇게 못 하죠.
◇ 정관용> 그러니까 만약에 대통령의 생각이 그렇다고 하면 거기에 맞서서 바로잡았어야 되는데 못 잡았다, 그 얘기입니까?
◆ 정병국> 그럼요. 진짜 그분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그 얼마 되지 않은, 얼마 남지 않은 권력의 끄나풀을 잡겠다는 것밖에 더 있겠느냐. 이런 생각밖에 안 드는 거예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거죠, 한마디로.
◇ 정관용> 그런데 진짜 그 패권을 노리는 그룹이라고 자꾸 표현하시는, 친박계의 핵심 이렇게 말하죠. 그분들하고 대통령하고 이번 어제 사태에 교감이 있었다고 보세요, 없었다고 보세요?
◆ 정병국> 제가 보지 않았으니까 잘 모르겠고요. 결과가 얘기하지 않습니까? 결국 거기에는 책임의 다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모두의 책임이죠.
◇ 정관용>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제?
◆ 정병국> 저는 이게 자꾸만 노정이 되잖아요. 우리 새누리당의 문제점이 뭐냐. 지난번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결국은 패인의 요인이 계파다. 그래서 혁신위원장으로 내정이 됐던 김용태 의원도 계파 청산하겠다. 또 정진석 원내대표도 계파 청산하겠다. 그리고 또 스스로 소위 말하는 친박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파는 이제는 없다, 이런 얘기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 이걸 무산시키는 과정 속에서 그분들이 또 인터뷰를 하거나 언론에 내놓고 얘기를 하는 걸 보면 계파 안배가 잘못됐다, 이렇게 얘기를 해요. 앞뒤가 안 맞잖아요. 계파를 없애자는 게 혁신의 중요한 과제인데 계파 안배를 안 했다고 얘기를 하고. 그리고 지금 또 나가려면 나가라, 이런 얘기를 어떻게 합니까? 그러니까 이게 앞뒤가 안 맞고 속내를 드러내는 거예요, 이제.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정병국> 그리고 진짜 이 새누리당의 근본적인 문제가 뭐라고 하는 것을 노정시켜주는 거죠. 저는 그건 오히려 이러한 관점에서 잘 된 것이다. 얼버무려서 미봉책으로 나가게 됐다고 하면 근본적인 수술을 못하고 갔을 텐데 이제는 정말 근본적인 수술을 할 수 있는 과정으로 가고 있다.
◇ 정관용> 그 수술을 어떻게 하는 겁니까?
◆ 정병국> 총의를 모아야 된다고 보는 거죠.
◇ 정관용> 총의.
◆ 정병국> 지금까지는 당선자 중심으로 원내대표 선출을 하고 당선자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해서 투표 식으로 가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맞다. 이런 쪽으로 해서 저는 반대를 했지만 이게 다수가 나왔기 때문에 따라줬던 거예요. 그런데 그것조차도 부정하고 있다고 하면 이제는 낙선한 사람들까지 다 묻자.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낙선한 사람이든 당선한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서 정말 허심탄회하게 논쟁을 해서 우리 당이 어디로 나가야 할 것인가.
◇ 정관용> 낙선자까지 다 모이는 그런 기구가 있나요?
◆ 정병국> 없죠.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대표로 출마를 했던 사람들이잖아요. 그 사람들 나름대로 할 얘기가 있을 것 아니겠습니까? 또 내가 왜 떨어졌는지 나름대로 원인 분석을 하지 않았겠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정병국> 당의 문제점이 뭐라고 하는 것들도 당선자보다도 더 적나라하게 알 수가 있을 것이고 그러면 그걸 물어야 하는데 저는 계속 그걸 주장을 했는데 지금까지 해오지 못했어요. 그건 제가 생각하기에는 참패의 원인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날까봐 두려워했던 것은 아니냐 하는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그걸 해야 한다고 봅니다.
◇ 정관용> 비상회의 식으로 당선자, 낙선자 다 모이자.
◆ 정병국> 네.
◇ 정관용> 일단 오늘 그 방안까지 말씀을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정병국> 감사합니다.
◇ 정관용>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의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