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이 있는 장애인 남편과 청각장애 2급 아들, 베트남 친정어머니의 당뇨 치료비까지 도맡아 온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김순영(32·베트남명 레티후인튀) 씨. 그리고 김 씨를 찾아 한국에 왔다가 결핵 진단을 받고 발이 묶인 아버지 네반권(62) 씨를 위한 정성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네반권 씨는 전염성 질병인 결핵에 걸려 지난 4월 예수병원에 입원한 뒤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1000만 원을 훌쩍 넘긴 아버지의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기초생활수급자 김순영 씨는 막막한 현실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예수병원은 병원 내 봉사단체인 외국인근로자 진료센터를 중심으로 직원들이 발 벗고 나서 치료비 500만 원을 모금해 전달했다.
또 네반권 씨의 주치의인 호흡기내과 이중철 과장과 조현란 수간호사 등 예수병원 의료진은 환자 회복을 위해 정성으로 보살피고 있다.
권창영 예수병원장은 "외국에서 우리나라에 시집 온 여성은 분명한 우리 이웃이고 국민이다"라며 "어려움과 슬픔에 처한 이웃이 용기와 희망을 되찾을 수 있게 예수병원 가족과 함께 힘껏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순영 씨를 돕고 있는 아시아이주여성센터 홍성란 씨는 "병원의 도움으로 순영 씨가 큰 힘을 얻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남은 치료비 등이 있어 주변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