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일석삼조'…롯데 19일 기업공개 착수

대국민약속 실천, 그룹지배력 강화, 핵심사업 강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롯데그룹이 회사 기업공개 일정을 확정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1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 실무 절차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자금조달 설명회를 통한 공모가 확정과 청약 접수, 주식대금 납입을 거쳐 상장되는데 시점은 다음달 말쯤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으로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먼저 경영권 분쟁으로 실추된 이미지 회복과 여론 개선이 기대된다.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이 지난해 8월 대국민 사과 회견에서 국민에게 했던 지배구조 개선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다. 당시 신 회장은 "계열사 순환출자를 연말까지 해소하고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사실상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 상장은 그 시작이자 핵심이다.

또 일본계 지분이 98%에 달해 피할 수 없었던 '일본기업'의 꼬리표도 뗄 수 있게 됐다. 호텔롯데는 신주 25%를 발행하고 기존 대주주 보유 지분 10%를 매각(구주 매출)하는 등 전체 주식의 35%를 공모할 계획이어서 상장 이후 일본계 주주 지분율은 65%로 떨어지게 된다.

신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도 예상된다.

호텔롯데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주당 9만7000~12만원이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는 4조7000억~5조7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지배하는 일본의 12개 L투자회사들은 구주매출로 1조원이 넘는 매각대금을 확보하게 된다.

주당 공모가가 10만3000원을 넘어서면 2010년 삼성생명 상장 당시 최대 공모 기록(4조8881억원)을 경신하게 된다. 호텔롯데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16조4000억원으로 전망된다.

호텔롯데는 공모를 통해 확보된 자금을 우선 차입금 상환과 함께 67개(지난 2월 기준)에 이르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데 쓸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는 단순화하고 신 회장의 지배력은 높아지는 것이다.

또 호텔롯데의 핵심사업인 면세점 사업 강화에도 자금이 상당 부분 사용될 전망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해 "2020년까지 면세점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라고 공언했다.

면세점 인수‧합병(M&A)과 해외 투자 등에 2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통해 세계 면세점 1, 2위인 스위스 듀프리와 미국 DFS를 제친다는 구상이다.

롯데그룹은 아울러, 신 회장이 약속한 임직원 처우개선의 일환으로 임원이 되기 전 직원들의 근무 기한을 기존 17년에서 20년으로 3년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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