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살해에 사회가 답하라" 강남역서 애도 물결 확산

건물 화장실에서 피살된 여성 추모…10번 출구에 헌화와 추모글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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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화면 캡처)
서울 서초구 한 건물 화장실서 발생한 여성혐오 살인사건 피해자에 자발적인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18일 오전 트위터에는 '강남역 살인사건 공론화' 계정이 신설됐다. 이 사용자는 "5월 17일 새벽 1시 강남역에서 23살 대학생이 살해당했다. 이 사건이 묻히지 않도록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첫 게시글을 올렸다.

(사진=트위터 화면 캡처)
그가 글과 함께 게재한 검은 배경의 사진에는 "강남역 10번 출구 국화꽃 한 송이와 쪽지 한 장 이젠 여성폭력, 살해에 사회가 답해야 할 차례다"라고 적혀 있다.

게시글에 호응한 시민들의 참여로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애도의 말을 담은 포스트잇, 국화 등이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꾼들은 이 사건을 다룬 일부 언론 보도 행태도 비난했다. 여성으로 대상이 분명히 국한됐던 범죄에 '묻지마'라는 모호한 단어를 제목으로 쓴 것은 부적합하다는 주장이다.

'@2hha****'는 "한국 언론은 명백한 여성혐오 범죄를 '묻지마 살인'으로 표현해 그 본질을 흐린다"며 "가해자 남성에게 이입해 수준 이하의 기사를 작성하는 것으로 피해자에게 가하는 2차 가해, 사회 전체 인권의식에 해악을 끼치는 일을 당장 멈추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Less****'도 "살인 사건이 성별 상관없이 두려운 사건이 되려면 칼 들고 커플을 다 죽여야 '묻지마 살인사건'인 거다. 아니면 건물 전체에 불을 내든지"라며 "대놓고 여자 혼자 있는 순간을 노려 살해한 건데 어떻게 성별을 빼놓고 논의하냐"고 지적했다.

'@vrai****'는 "이번 사건은 '묻지마 살인'이 아니"라며 "약자인 여성을 고의로 노린 애초에 대상이 분명했던 살인 사건이다. 경찰도 언론도 똑바로 하길. 이건 표적 범죄다"라고 꼬집었다.

(사진=트위터 화면 캡처)
가해자가 범행 동기를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무시를 당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데 대한 논란도 확산했다.

'@hahra****'는 "그냥 자기가 죽이기 만만한 사람을 고른 것"이라고 비난했고, '@u__****'는 "여자 화장실에서 나이 먹은 아저씨가 나올 걸 기다렸냐 해병대 예비역이 나올 걸 기다렸겠냐"라고 분개했다.

'@moon****'는 "이 사건은 여성에 필터링 돼 있다"며 "저런 사회부적응 사이코패스 XXXXX XX가 근육질에 키 180㎝ 헬스맨을 폭행하거나 살인하는 거 봤냐"라고 적었다. '@Hasa****'도 "이른바 선택적 분노 조절 장애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7일 오전 1시 7분께 피해자 직장인 A(23) 씨는 강남역 주변 1층 주점에서 남자친구를 포함한 일행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화장실에 다녀오다 다른 칸에 숨어 있던 김모(34) 씨가 휘두른 흉기에 수차례 찔려 사망했다.

가해자 김 씨는 사건이 발생한 건물 주점 종업원이며 인근 음식점 주방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했다. 피해 여성과는 일면식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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