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약 제조사에 맡긴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검토 부실 정황

검찰, 롯데마트·홈플러스에 책임 물을 수 있나 검토중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단체가 지난달 24일 대학로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내 교육관에서 가습기 살균제 제조, 판매사의 처벌과 정부의 공개 사과 등을 요구하며 임시총회 가진 가운데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가습기 살균제 제조를 구두약 제조업체에 맡기면서 유해성 검토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매뉴얼은 부실했던 정황이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제품의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과정에서 관리감독 등이 소홀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2004년, 롯데마트는 2006년에 가습기 살균제 PB제품 제조를 용마산업에 의뢰했다.

용마산업은 1980년대부터 구두약을 개발해 판매해오다 이후 일부 세정제를 제조하긴 했지만 가습기 살균제 제조 경험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시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던 옥시레킷벤키저 제품을 모방했고, 원료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함량·농도 등의 제조 레시피에 대한 안전성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검찰은 제조를 의뢰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 업무상과실치사상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16일 소환한 용마산업 김모 대표를 상대로 제조 경위와 과정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두 유통사의 주문대로 만들었다"며 책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어 이날 홈플러스 법규관리팀 직원 류모씨, 고객서비스팀 직원 이모씨 등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용마산업에 제조를 의뢰한 경위와 인체 유해성 검사의 필요성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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