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등골만 휘는 '과제형 수행평가' 줄인다

교육부 "수행평가, 학교안에서 하라" 지침…사교육 부작용 등 고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A(41)씨는 이달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담임 선생님이 아이에게 내준 '과제' 때문에 연휴 내내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연휴 기간 직업의 세계를 체험한 뒤 보고서를 써올 것'이란 과제였지만, 대부분의 직장이 임시공휴일까지 겹쳐 쉰 탓에 갈 곳이라곤 일부 체험 전시관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양가 부모님들 뵙고 하다보니 일정도 빠듯해서 결국 과제 수행은 포기했다"며 "이게 성적에 반영되는 건지 아닌지도 분명치 않아 더 걱정"이라고 했다.

'엄마 평가'란 별칭까지 붙어온 초중고교의 이같은 '과제형 수행평가'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학부모 부담만 키우고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나오면서다.


교육부는 최근 각 시도 교육청에 내려보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요령'에 "수행평가는 과제형 평가를 지양하고, 다양한 학교 교육활동 내에서 평가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고 17일 밝혔다.

교육부 측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수업이 바뀌게 된다"며 "수행평가도 그 취지에 맞게 '수업 과정형'으로 확대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올해부터 초·중학교에서 중간·기말고사 같은 지필고사 없이 수행평가만으로 교과성적을 매길 수 있게 있도록 지난달초 '학생부 작성 및 관리지침'을 개정했다.

'교과학습발달상황 평가는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로 구분해 실시한다'고 돼있던 기존 지침을 개정해 둘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지만, 이를 두고 교육계 일각에선 부작용이 뒤따를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특히 교사가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준 뒤 결과를 제출하도록 하는 '과제형 평가'의 경우엔 학부모가 대신하거나, 심지어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지침으로 집에서 해와야 하는 '과제형 평가'는 줄어들고 교실에서 함께 하는 '수업 과정형 평가'가 확대될 것"이라며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각 시도 교육청에서 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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