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팀장)
■ 대담: 이김춘택 팀장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 정책홍보팀)
◆이김춘택: 네. 안녕하세요?
◇김효영: 어렵다는 얘기는 많이 나오는데요. 실제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이김춘택: 네. 최근에 대형조선소 안에 있는 하청업체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있습니다.
폐업을 하면 거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직장을 잃는 것은 물론이구요. 폐업되는 과정에서 한두달치 임금이 밀렸다가 폐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퇴직금까지하면 상당한 액수의 체불임금이 발생한 상태에서 폐업이 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김효영: 아직은 일감이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들었는데 폐업하는 업체가 있나보군요?
◆이김춘택: 울산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한 7000명 정도가 이미 일자리를 잃었구요. 거제통영고성도 3~4000명 정도 일자리를 잃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는데요.
그리고 조선소가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을 내보내는데 '물량팀'이라고 해서 조선소 안에 협력업체가 있으면 협력업체에 고용된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의 밑에 하청의 재하청인거죠.
협력업체의 밑에 물량팀장한테 고용된 노동자들이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40% 되거든요. 이 분들은 일자리가 없어지면 자동적으로 나가게 되는데 이런 통계들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울산에서는 7000여 명, 거제통영고성에서는 4000명이 이미 해고가 된 것이 있구요. 조선소가 어렵다보니까 정부나 채권단에서는 계속 비용절감하라고 하잖아요. 그러면 조선소는 그것을 안에 있는 사내 하청업체 삭감하는 방식으로 고통을 떠넘기는거죠. 그러면 사내하청업체는 노동자에게 임금을 체불하다가 어려움을 못이겨서 폐업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잇는 상황입니다.
◇김효영: 모든 조선소가 물량팀장을 통해서 비정규직을 채용합니까?
◆이김춘택: 한 2000년 이후에 조선소의 고용구조가 저희가 잘 알고있는 건설현장의 구조로 많이 변해갔습니다. 다단계 하청구조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비정규직이 있어도 사내하청업체에 고용된 비정규직이었는데 지금은 그 밑에 또다시 하청을 둬서 물량팀장에게 고용된 노동자들이 많아진거죠.
물량팀장은 사업자등록을 내지 않고 일하는 경우도 많구요. 그러다보니까 물량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4대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노동자가 많구요. 그러다보니까 해고가 돼도 그나마 있는 정부의 사회안전망 보호도 받을 수 없고 노동자들의 처지가 다단계 비정규직 하청구조에 따라서 처지가 점점 낮아지는 그런 상황입니다.
◇김효영: 이게 방송에서는 적절치 않은 단어일텐데요. 일본말과 섞여있어서.. 하지만 청취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면 흔히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가다 십장'이라 부르는 '노무장'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까?
◆이김춘택: 네. 맞습니다. '노가다 십장' 개념이 '물량팀장'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그 밑에 일하는 건설노동자들이 조선소로 치면 물량팀 노동자라고 생각하시면 이해는 빠를 것 같습니다.
◇김효영: 그 분들 비율이 그렇게 많다고요?
◆이김춘택 : 네. 정규직 노동자보다 하청노동자가 약 2배에서 3배, 많은 곳은 4배이상 많은 곳도 있거든요. 그런데 하청노동자의 40% 물량팀 노동자인 것이죠.
◇김효영: 이 분들은 그러면 고용과 실업정책의 대상에서도 빠지겠군요?
◆이김춘택: 네. 그렇죠. 이 분들은 4대보험에 가입이 안 된 분이 많기 때문에 정부가 그나마 있는 실업대책, 실업급여의 대상자체가 안되고요.
그래서 저희가 염려하는 것 중에 하나가 정부에서 얘기하는 고용위기지역이나 고용위기업종을 지정하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지정한다고 하더라고 기존의 제도를 획기적으로 확대시키지 않는 한 비정규직의 40%를 넘게 차지하는 물량팀 노동자들은 아예 적용대상에서 부터 제외되어있는 그런 현실이구요.
또 어려운 것은 해고가 이루어지면 이 물량팀 노동자들부터 해고가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사내 하청업체에서 고용된 하청노동자들도 해고가 되기 시작할텐데 지금까지 물량팀부터 먼저 해고가 됐고 그렇게 하는 이유는 물량팀 노동자들은 직접 고용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하다가 내보내면 나가야하는 것이기 상황 때문입니다.
◇김효영: 조선소에서 물량팀장을 통해 고용하는 이유가 잇을까요?
◆이김춘택: 해고를 하고싶으면 언제든지 해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측면이 있구요.
또 하나는 조선소가 부실의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가 기술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해양플랜트를 수주했고 적자를 낸 것이 원인 중에 하나인데, 해양플랜트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거든요. 공사일정에 따라 공사는 진행해야하고 인력은 부족하고 물량팀을 통해 대거인력을 수급받은 것도 원인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효영: 필요할 때는 수급받을 수 있고 해고시키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해고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김춘택: 그러면서 거기에 대한 책임에서는 자유로운 것이 다단계 하청구조의 물량팀 고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김춘택: 그렇죠. 물량팀부터 이미 시작이 된 것이고 이것이 조금 더 고용이 안정적인 하청노동자들로 확대되고 나중에는 정규직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겠죠.
올해 6월부터 대량해고가 예상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어떤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김춘택: 참 어려운 문제인데요. 기본적으로는 조선소가 부실한 것을 하청업체에 고충을 떠넘기고 하청업체는 다시 하청노동자들한테 고통을 떠넘기는 이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많이 어렵습니다. 대량해고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대량해고를 막기 위해서도 최대한 노력을 해야겠고요. 해고돼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데 지금의 고용구조를 봤을 때 현재의 제도로는 이 해고된 노동자 대다수가 지원을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거든요.
그러면 획기적으로 이 제도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보는데 이를테면 4대보험에 가입이 안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어떤 특수한 고용위기업종으로 지정되었거나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곳만이라도 정부에서 요구하는 구직활동이라든가 재취업교육을 이수한 사람이라면 이전에 고용보험 수급조건과 관계없이 실업급여를 적용시켜준다든가 이런 식으로 획기적인 제도가 확대되지 않는다면 현행제도로써는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어도 실제피해를 보는 대다수 노동자들은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저희 생각으로는 얼마 전에 뉴스를 보니까 올해 실업관련 예산이 5조인데 내년에 1조 정도에 증액한다고 얘기하던데, 그 내용이 지금 실업급여기간을 1개월 늘려준다든가 금액을 자기가 받던 임금의 50~60% 상향시켜준다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는 기존에 지원을 받지 못하던 노동자들은 지원받을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고 저희는 적어도 지원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려면 실업예산이 두 배 정도는 늘어나야 실질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은 노동자까지 그 비용이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효영: 사각지대라는 표현이 정확하군요.
◆이김춘택: 네. 그렇습니다.
◇김효영: 말씀하신대로 하청노동자의 40%가 이같은 물량팀장을 통한 고용형태라면 지금보다 예산이 40% 늘어야 한다는 이야기고요. 최소한으로.
◆이김춘택: 네. 그렇게 볼 수 있겠죠.
◇김효영: 지금 조선업의 위기를 일시적인 위기로 보시는 분도 있고요. 또는 장기적인 침체로 보는 분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이김춘택: 조선업의 위기라고 하는 것이 지금 세계경제불황의 여파이기 때문에 세계경제불황이 언제 해소가 되고 경기가 살아날지 사실 예측하기 어려운데요.
문제는 한국조선업은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한국조선업은 이미 사양산업이기 때문에 사양화로 가야하는 게 맞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 측면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한국의 조선업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경쟁력을 지금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 발전적으로 만들어나가느냐 특히나 조선업 고용효과가 상당히 큰 산업이거든요. 조선소 정문앞에 와보십시오. 수많은 노동자들이 출근하고 퇴근하는 모습을 보면 그것을 단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히 크고요.
그렇기 때문에 조선업을 어떻게 미래에도 계속 우리나라에 기간산업으로 살릴 것이냐 그 중에 하나의 방법 말씀드린 게 숙련된 정규직 중심의 발전전략을 짜야하고 지금 이렇게 불안정하게 확대되고 있는 고용구조를 보다 좀 더 안정적으로 바꿔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김춘택: 감사합니다.
◇김효영: 지금까지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 이김춘택 정책홍보팀장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