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상습 공갈 등의 혐의로 정모(32)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에 사무실을 차린 이들은 '조건만남', '유부만' 등의 스마트폰 채팅사이트 방을 만든 뒤 알몸 화상 채팅을 하자며 남성들을 꼬셨다.
그러면서 여성인 척하며 자신의 프로필 사진과 영상을 보라며 악성코드 파일을 다운받도록 유혹했다.
이 파일을 다운받은 남성들은 전화번호부와 문자메시지 등을 자신도 모르게 해킹 당했다.
이들은 인터넷 상에 떠도는 야동을 틀어주며 알몸 화상 채팅에 응한 남성들의 모습을 녹화했다.
남성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음란행위를 하는 여성의 영상을 소리를 줄인 채 실시간인 것처럼 꾸몄다.
간혹 의심을 하는 남성에게는 여성을 시켜 자신이 맞다고 확인시켜줬다.
이들은 남성들의 음란 영상을 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1인 당 100만 원에서 많게는 400만 원까지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최근까지 5개월 동안 이들에게 돈을 뜯긴 피해자만 248명에, 피해액은 6억여 원에 이른다.
실제 돈을 주지 않아 협박 단계에서 그친 경우까지 합친다면 피해자가 1000여 명에 달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총책과 물량담당, 작업담당, 공갈담당, 인출담당 등의 역할을 나눠 뜯어낸 돈을 10~35%씩 분배하는 철저한 성과급제로 기업형 조직을 운영했다.
또, 경찰의 인터넷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대포폰 통장과 무선공유기, 이동식 와이파이 등을 이용했다.
이들은 남성들을 협박할 때 집 주소와 학교 등을 사생활 정보를 언급하며 심리적 압박을 가했지만 실제 유포하지 않아 돈을 뜯어내기 위해 겁만 주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도주한 인출책과 통장 양도자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폰 채팅앱이 몸캠피싱 또는 성매매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은 설치하지 말고 피해자가 될 경우 돈 입금 대신 증거자료를 갖고 경찰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