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17일 CBS노컷뉴스에 "우리 문학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을 받을 수준에 오른 작품이 많은데, 번역과 같은 접촉점의 문제가 있다"며 "번역이 얼마나 중요한가. 번역이 되지 못해 알려지지 못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이번 수상이 참 기쁜 이유"라고 말했다.
앞서 맨부커상선정위원회는 16일 저녁 7시(현지시간) 영국 런던 빅토리아앤알버트 박물관에 마련된 시상식에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올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영미권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소설 채식주의자는 국내에서 지난 2004년 발표됐지만, 해외에서는 지난해 1월 첫 소개됨으로써 2016년 맨부커상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규정에 따라 채식주의자를 영어로 번역해 영미권에 소개한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29)도 한강과 함께 맨부커상 공동 수상자로 호명됐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로 독자들은 한국문학에 대해 강한 염증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응교 교수는 "내부적으로 한국문학이 너무 침체되고 있다"며 "시집은 현재 시집이 아니라 과거의 시집이 팔리고 있고, 소설은 문학성 높은 소설이 아니라 상품성 있는 것들이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수상에 대해 "외부로부터 온 충격"이라는 표현을 쓰며 한국문학에 대한 인식 전환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내나봤다.
그는 "외부의 충격으로 한국문학이 부각된 격인데, 이로 인해 내부에서 곪은 것이 아물고 우리 문학에 대한 관심도가 다시 높아지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본다"며 "내부에서는 문학상 등을 받아도 전혀 독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환경이다. 독자와 작품이 만나지 못하는 현상들이 잇따라 일어났는데, 이번 외부의 자극 덕에 독자들이 한국문학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을 계기로 외부적으로는 번역을 통해 우리 문학 작품들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고, 내부적으로는 문학성 높은 작품들이 보다 많이 조명 받고 쓰여지고 읽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