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길리어드코리아는 에이즈 치료제 '트루바다'(성분명 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르산염·엠트리시타빈)의 효능·효과(적응증)에 '에이즈 예방 효과'를 추가하기 위한 신청서를 올 하반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접수할 계획이다.
트루바다는 에이즈를 예방하는 용도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유일한 의약품이다.
의약품을 처방대로 정확하게 복용한 경우 에이즈 예방효과는 96%에 이른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남성'(MSM) 6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2년 반 동안 예방 효과가 100%로 나타났다.
현재는 매일 1알씩 의약품을 복용하거나 성관계 12시간 전, 성관계 후 이틀째까지 의약품을 복용하는 방식 등 더 효과적인 투여 방식을 찾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트루바다는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들이 복용하는 치료제로만 쓰이고 있다. 예방 용도로는 HIV 감염자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녀에게만 처방할 수 있다.
MSM 등 에이즈 감염에 가장 취약한 '고위험군'은 이 의약품을 예방 용도로 처방받을 수 없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4 HIV/AIDS 신고현황 연보'를 보면 신규 에이즈 환자(1천114명)의 92.4%가 남성이었다. 대부분 '성 접촉'(99.8%)에 의해 감염됐다.
환자를 조기에 진단·치료해 전체적인 에이즈 감염 위험도를 낮추려는 노력은 국가별로 계속되고 있다. '포경수술'도 에이즈 감염 위험도를 낮추는 것으로 보고된다. 우리나라는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의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14년 국내 신규 에이즈환자 발생 숫자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신형식 대한에이즈학회 회장(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미국은 이미 2012년에 이 의약품의 예방 효과를 인정했고, 최근에는 영국, 캐나다, 프랑스, 이스라엘도 적응증을 추가하고 있다"며 "에이즈 감염인 수가 늘고 있는 우리나라도 에이즈 예방약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형식 회장은 "현재 에이즈 치료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고 있는데 예방약으로 환자 발생이 줄어들면 국가의 부담도 훨씬 줄어들 것"이라며 "예방약 도입은 물론이고 예방약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것까지도 국가의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