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는 불량식품, 생산규제 필요"

세계 최악 수준의 공기 질, 경유차 때문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공기질 180개국 중 173위 차지한 이유는 미세먼지 때문
- 우리나라 대기오염원의 80% 경유차에서 나와
- 지난해 신규차 10대 중 8대 경유차
- 저탄소 녹색성장? 하는 일은 정반대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5월 16일 (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윤순진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 정관용> 우리나라 공기 질이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의 예일대학, 컬럼비아대학 공동연구진이 환경, 기후변화 등등 20여 개 항목의 지표를 조사한 환경성과지수2016 이걸 내놨는데 우리가 공기 질 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45.51점. 전체 조사대상 180개 국가 가운데 173위. 특히 초미세먼지 노출 정도는 174위. 이산화질소 노출 정도는 180개국 중 180위로 꼴찌랍니다. 저는 이게 잘 믿겨지지 않네요. 서울대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 연결합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윤순진>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전 이것 잘 안 믿겨지는데요. 교수님은 믿어지세요?

◆ 윤순진>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예일대와 컬럼비아대가 그런 환경성과지수를 2008년 이래로 계속해서 발표해왔고요. 사실 그 전에는 환경지속성지수라는 걸 발표하다가 최근 들어서 2008년부터는 환경성과지수를 발표했는데요. 여기에서 사용된 자료들은 이미 다 공개된 자료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렇게 잘못 측정이 됐다거나 잘못 환산이 됐다거나 그런 우려는 없을 거예요.

◇ 정관용> 2008년부터 계속 발표도 해 왔는데 그때부터 우리는 계속 꼴찌 수준이에요?

◆ 윤순진> 아닙니다. 그렇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그럼요?


◆ 윤순진> 사실 시험적으로 작성해서 발표한 것은 2002년하고 2006년이었고요. 2008년부터 격년으로 발표해 오고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는 2006년 같은 경우에 143개국 중에서 42위였고요. 2012년과 2014년에는 178개국 중에서 43위였어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한 19개나 20개 정도의 지표를 사용하는데 이 지표를 해에 따라서 조금씩 바꿉니다. 왜냐하면 이 성과를 측정하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측정하다 보면 어떤 지표는 좀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좀 현실적으로 맞지 않거나 모든 국가에 다 적용하기가 쉽지 않거나 이런 지표들은 조금씩 빼게 됩니다. 그래서 새롭게 여러 지표들이 이번에 들어가게 된 거죠. 그래서 이런 게 우리 순위를 좀 변화시킨 건데요. 특히 우리나라의 순위가 43위에서 80위로 37단계나 하락했는데 그 주된 영향, 이유가 뭐였냐면 보건영향 점수라는 게 하락했는데요.

◇ 정관용> 잠깐만요. 그러니까 2014년에 178개국 가운데 종합성적 43위였었다. 맞죠?

◆ 윤순진> 네, 맞아요.

◇ 정관용> 금년에 180개국 가운데 종합성적이 80위다. 맞죠?

◆ 윤순진> 네.

◇ 정관용> 그런데 제가 좀 아까 소개한 것은 공기 질 부문에서는 180개국 가운데 173위다. 맞죠?

◆ 윤순진> 네.

◇ 정관용> 어쨌건 종합성적에서도 아주 2년 사이에 엄청 떨어졌어요. 거기까지 설명 들었고요. 그 이유가 핵심이 뭐라고요?

◆ 윤순진> 새로 많이 반영한 게 보건영향이라고 해서 그 안에 대기질을 거기다 집어넣어서 평가를 했는데요. 그러니까 거기에 미세먼지하고 대기오염으로 인한 질병부담, 이런 부분들이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대기오염 같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미세먼지, 그게 PM2.5을 이야기하는데요. 그게 말씀하신 것처럼 174위였는데 이게 33.46이었어요, 점수로는. 그리고 이산화질소 노출 정도가 0점이었어요. 그래서 180위였습니다.

◇ 정관용> 0점이요, 0점.

◆ 윤순진> 네, 0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들어간 게 예를 들면 기후와 에너지 분야도 거기에 들어가 있는데 거기 청정발전 정도라고 해서 얼마나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발전을 하느냐. 그걸 등수로도 환산을 하는데 그게 생산한 전력량, kWh당 CO2가 얼마나 배출되느냐 그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우리나라가 세계 최하위권이었어요. 2014년에는 113개국 중에서 91위, 80.5% 정도에 해당했는데 2016년에는 82개국 중에서 74위. 90.2%에 해당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도 ‘전력 생산하는 데서 CO2가 왜 이렇게 많이 발생하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우리나라가 원자력발전소만 많은 나라가 아니라 석탄화력발전소도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청정발전 정도도 굉장히 떨어지는 거죠. 그래서 이것도 전체 순위에 영향을 많이 미쳤습니다.

◇ 정관용> 전부 다 보면 미세먼지 그다음에 이산화질소 같은 대기오염 등등으로 인해 질병부담 그리고 전기 생산할 때 CO2도 이산화탄소, 이것도 역시 대기오염 물질이고요. 그렇죠?

◆ 윤순진> 네.

◇ 정관용> 전부 대기오염과 관련된 것들이 숫자가 가장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말씀이신데 여기 180개국이 금년에 조사대상인데 그러면 선진국만 조사한 게 아니라 선진국, 후진국 다 여기에 포함된 거죠?

◆ 윤순진> 네, 거의 다 포함이 되어 있죠.

◇ 정관용> 그런데 교수님, 저는 제가 어렸을 때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사실 서울의 공기는 한 2, 30년 전보다는 좋아졌다고 느끼거든요. 그리고 다른 나라들을 가보면 특히 우리나라보다 못 사는 도시지역을 가면 ‘아, 진짜 공기가 안 좋다’, ‘특히 매연 너무 심하다’ 이런 걸 제가 많이 느끼는데. 그런데 우리가 180개국 가운데 거의 꼴찌라고 하는 게 참 믿어지지가 않아요. 교수님 좀 설명해 주세요.

◆ 윤순진>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너무나 미세하거든요.

◇ 정관용> 안 보인다.

◆ 윤순진> 사실은 맑은 날도 미세먼지가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굉장히 스모그 현상이 심해서 뿌연 날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데 사실 그런 날 미세먼지가 높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맑은 날이라 하더라도 이게 미세먼지 초입자이기 때문에 굉장히 우리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게 대기 중에 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걸 흡입하면서 폐로 들어가게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뿌옇게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안 나고. 그런데 미세먼지는 늘어났다. 이거군요.

◆ 윤순진> 네, 늘어나죠. 왜냐하면 그 대기오염의 대부분의 오염원은 뭐냐 하면 에너지 소비입니다. 에너지를 우리가 갈수록 많이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고 특히 아까 잠깐 말씀드렸지만 석탄화력발전소도 계속 늘어나고 있고요. 그런데 서울 같은 경우는 석탄화력발전시설이 거의 없는 도시죠.

◇ 정관용> 그렇죠.

◆ 윤순진> 그런데 당진이라든지 충남권에 굉장히 많은 석탄화력발전시설이 있어요. 그런데 이 바람이라는 것이 바다를 따라서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사실은 서울시에 있는 대기 중에서도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가 들어가 있죠. 한 28% 정도는 바로 그것에서 기인한다고 얘기하거든요. 그리고 도시의 대기오염 물질의 대부분은 자동차에서 나옵니다. 자동차가 전체 대기오염 물질의 한 85% 정도를 배출하고 있다, 서울 같은 경우에 그렇게 얘기하는데요. 문제는 뭐냐 하면 이 자동차가 배출하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이것의 80%가 경유차에서 나오고 있어서 경유차가 굉장히 중요한 미세먼지 오염원이 되는 거죠.

◇ 정관용> 우리나라는 경유차 판매가 아주 급신장하고 있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 윤순진> 네, 작년 같은 경우에 신규 차 10대 중에서 8대가 경유차였다는 그런 보고가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유럽이나 이런 데는 디젤차들이 좀 줄어든다는데 우리만 이렇게 늘어나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윤순진> 제가 볼 때 우리나라에 지금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낮습니다. 그래서 일반 시민들 같은 경우는 이 대기오염이라든지 이런 문제들을 자신이 사용하는 경유차하고 이렇게 바로 연결해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은 우리가 마실 대기인데, 공기인데 그것을 스스로 우리가 오염시키고 있는 거죠. 그런데 소비자는 이런 가격에 반응을 주로 하기 때문에 더 싼 경유를, 왜냐하면 경유차가 더 싸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운영비용이 이게 주유를 할 때마다 그 차액이라는 것이 굉장히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래서 경유차를 선호하게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럼 이건 제도적으로 이렇게 오염물질을 많이 내면 디젤차에 대한 규제 같은 것을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윤순진> 네. 더 심각하게 해야죠. 사실은 이게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는 거죠. 예를 들면 경유가격이 더 낮아서는 안 되죠. 오히려 더 높아야 됩니다. 왜냐하면 경유가 대기에 미치는 영향, 특히 미세먼지라든지 다른 탄화수소라든지 여러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그런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데 대해서 비용을 지불하도록 만들어야 되는데 전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 거죠. 그 이유가 뭐였냐면 경유차가 또 일반 승용차만 경유차가 아니라 요새는 SUV차량이 늘어나면서 경유 승용차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트럭 같은 것이 경유를 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비용을 좀 부담을 완화시켜주기 위해서 경유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제도를 우리가 가지고 있는데 사실 대기에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는 정책을 좀 바꿔야 되겠죠. 그러니까 그분들은 다른 방식으로 지원을 해 주면서 경유 가격은 오히려 정상화시키든지 아니면 환경에 미치는 그런 부담을 좀 가격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하든지. 또 아니면 우리가 사실은 석유를 구입을 할 때 휘발유나 경유 같은 걸 구입할 때 우리가 교통에너지환경세라는 걸 내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세금을 낼 경우에 그걸 굉장히 지금 같은 경우는 도로를 건설한다든지 항만을 건설하는 데 주로 많이 쓰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은 이런 부분들이 일종의 환경세가 지금 그중에서 한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자꾸 늘리면서 좀 더 대기질을 개선할 수 있는 그런 사업에 쓰는 게 중요하고요. 특히 더 먼저 해야 하는 건 사후적인 그런 조치가 아니라 사전적 조치죠. 그래서 대기오염 물질을 되도록이면 덜 배출하는 방향으로 자동차를, 엔진을 생산하게 한다든지 사실은 경유차 같은 경우는 워낙 이게 심각한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에 제작 자체를 좀 줄여나가는 게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불량식품 같은 것 생산 못 하게 하잖아요.

◇ 정관용> 맞아요.

◆ 윤순진>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경유차 같은 경우도 결국은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게 누군가의 기동성을 보장해 주는 것도 있지만 사실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기 위한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서 이것이 우리들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때 그 부분을 사후적으로 의료보험을 통해서 치료를 하는 데 지원하는 그런 게 아니라 사전적으로 예방하는 그런 접근이 필요한 거죠.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몇 년 이후에 경유차를 생산하지 못 하도록 한다고 하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경유차, 디젤차는 일종의 불량식품이다?

◆ 윤순진>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를 수는 있겠죠. 여러 차원은 다른데요. 사실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그런 물건들이 그냥 아무런...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윤순진>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거죠.


◇ 정관용> 유럽 국가의 경우에 경유 값이 휘발유 값보다 비싼가요?

◆ 윤순진> 사실 거기도 경유 값이 좀 쌀 거예요. 미국 같은 경우는 경유 가격이 더 비쌉니다.

◇ 정관용> 비싸고. 그리고 유럽은 도심지역 이런 데 몇 년 이상 된 디젤차는 아예 진입하지 못 하도록 하는 규제, 이런 걸 하면서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것 아닙니까? 경유차에 대한.

◆ 윤순진>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미세먼지 같은 것도 있겠지만 예를 들면 CO2 같은 것도 일정 수준 이상을 넘게 되면 아예 도심지 자체에 진입할 수가 없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윤순진> 독일 같은 경우는 여러 레벨로 나뉘어져 있어서 자동차가 갈 수 있는 지역이 그 자동차 종류나 대기가스량에 따라서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우리는 그런 게 전혀 없죠, 지금.

◆ 윤순진> 네. 런던 같은 데서도 여기에서 자동차 통행료 같은 것에서 이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자동차들이 시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된다고 해서 굉장히 비싸거든요, 통행료가.

◇ 정관용> 지난 정부에서부터 왜, 녹색성장정책 추진한다고 해서 환경대기질 개선, 계속 뭘 하는 것처럼 하는데 효과가 없네요, 한마디로.

◆ 윤순진> 지난 정부가 저탄소녹색성장이라는 걸 내걸긴 했지만 그것이 실질적인 어떤 정책으로 연결된다거나 정책적 효과를 가지고 왔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탄소녹색성장의 가장 두 개의 중요한 핵심이 되었던 것이 4대강 사업하고 원자력발전 확대하는 거였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윤순진> 그리고 굉장히 많은 규제 같은 것을 오히려 지금 정부도 마찬가지고.

◇ 정관용> 풀었죠.

◆ 윤순진> 규제라는 것이 사실은 국민을 지켜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인데 그런 것들을 계속해서 완화시켜나간 거죠. 그래서 실질적으로 예를 들면 저탄소녹색성장이라고 얘기했지만 그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어떤 R&D라든지 또는 여러 가지 지원하는 매출, 투자, 기업 수 이런 걸 보면 2007년, 2008년을 지나면서 증가율이 오히려 둔화되고 있고요. 이 정부 들어서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가 최근 들어서 조금 더 경각심을 가지는 그런 경향은 있는데. 계속해서 이런 부분들의 수치를 보면 지금 정부에 들어서조차도 신재생에너지 예산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 정관용> 두 정부 계속 이름은 녹색성장인데 하는 일은 전혀 반대군요.

◆ 윤순진> 네, 좀 안타깝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주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가지고 우리가 좀 경각심을 바짝 일깨워야 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윤순진> 감사합니다.

◇ 정관용> 서울대학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였습니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