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중국 상하이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강모(45·제주시)씨는 아내와 함께 지난 13일 오후 3시 30분 제주-상하이 행 동방항공편에 올랐다.
4시간 가까이 항공편이 지연됐지만 타향에서 공부하느라 힘들어 있을 딸을 오랜만에 만난다는 생각에 항공기 지연이 고생이라 느껴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문제는 중국 상하이 푸동공항에서 발생했다.
당연히 비행기와 함께 도착했어야 할 짐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기 때문.
강 씨 부부는 2~3시간 동안 푸동공항에서 짐의 흔적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결국 수하물분실센터에 연락처를 남기고 맨 몸으로 공항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짐이 과연 어디로 사라졌을까'하는 불안감과 '금방 찾을 수 있겠지'하는 희망이 다음날까지 교차됐지만 짐의 행방은 오리무중.
영문을 모른 채 이틀의 시간이 흐른 끝에 15일 오전 1시쯤 강 씨에게 걸려온 동방항공측의 전화는 황당함을 넘어서게 했다.
'푸동공항에 짐이 도착했으니 찾아 가라'는 항공사 직원의 통화 결과 짐 자체가 13일 항공편에 같이 부쳐지지 않았고, 뒤늦게 이를 확인한 항공사가 14일 항공편을 통해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어떻게 그동안 전화 한 통화 주지 않았느냐"는 강 씨의 항의에 대해 항공사측은 "수하물 분실 사고에 대해 하루에 만 8000원 가량의 손해배상액이 주어지니 받아가라"는 말만 반복해 강 씨의 분노 수치를 높이기만 했다.
강 씨는 "짐 속에는 아이를 위한 음식 등이 있었는데 이미 상하고 난 뒤"라며 "한마디 사과도 없이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중국항공사의 안하무인적인 행동에 어이가 없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방항공측은 "지상조업사의 실수로 짐이 제대로 부쳐지지 않은 데 대해 고객에게 사과하려 했지만 고객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연락 자체가 늦어진 건 중국 상하이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