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는 16일(한국 시각) 미국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원정에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선제 결승 2루타와 홈런 등 통쾌한 장타로 2-1 승리를 이끌었다.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의 맹타를 뽐냈다.
이날은 피츠버그로서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피츠버그는 앞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 컵스에 연패를 안았다. 이날도 진다면 3연전 스윕을 당하는 판이었다.
때문에 피츠버그는 에이스 개럿 콜을 투입해 필승 의지를 다졌다. 또 상대 좌완 에이스 존 레스터를 공략하기 위해 선발 타자 전원을 우타자로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6회까지 0의 행진이 펼쳐졌다. 레스터는 6회까지 삼진 8개를 뽑아내며 노히터 괴력을 선보였다. 콜 역시 최강 컵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있었다.
이런 치열한 투수전을 끝낸 게 강정호였다. 강정호는 7회 2사 2루에서 레스터를 두들겨 선제 적시타를 뽑아냈다. 시속 148km 직구를 때려 우중간 워닝 트랙까지 공을 날리는 1타점 2루타였다. 균형이 허물어지면서 레스터는 강판해야 했다.
내친 김에 강정호는 9회 쐐기포까지 터뜨렸다. 이번에는 상대 마무리 헥터 론돈의 시속 155km 강속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겼다. 2-0으로 달아나는 소중한 한방이었다. 결국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원맨쇼와 콜의 8이닝 무실점 역투로 2-1 승리를 거뒀다.
강정호는 지난해 9월18일 경기 중 컵스 크리스 코글란의 살인태클에 쓰러졌다. 무릎 인대 파열과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은 뒤 최근에야 복귀했다. 15일에는 상대 에이스 제이크 아리에타의 공에 맞았는데 고의성 논란이 벌어졌다.
경기 후 현지 언론 '피츠버그 포스트 가젯'은 "콜과 강정호가 리글리 마지막 원정 2-1 승리를 이끌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둘이 승리를 책임진 내용이다. 이 매체는 "2사에서 강정호가 레스터의 직구를 때려 우중간 워닝 트랙으로 보냈고, 레스터는 강판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초 피츠버그는 부상에서 지난 7일 복귀한 강정호가 적응하도록 3경기 중 2경기 선발 출전 계획을 짰다"면서 "그러나 강정호가 이날 컨디션에 무리가 없어 선발 출전했다"고 주목했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이런 일이 계속되리라 말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강정호와 함께 얘기를 나누면서 좋은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고 강조했다.
피츠버그 포스트 가젯은 "강정호는 이날 4타수 2안타로 올 시즌 24타수 7안타를 기록했는데 단타는 단 1개"라고 강조했다. 이어 "4홈런과 2루타 2개로 나머지를 채웠다"고 주목했다. 강정호의 장타율은 8할7푼5리, 출루율 3할5푼7리를 더한 OPS는 무려 1.237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