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15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화와 홈 경기에서 8-7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최근 5연승을 달리며 5할 승률 복귀(17승17패)와 함께 5위로 올라섰다. 5년 만의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에 닿았다.
특히 이날은 2009년 호랑이 군단의 10번째이자 최근 마지막 우승을 이끈 공신들의 은퇴식이 열렸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1세대인 서재응(39)과 최희섭(37)이 유니폼을 벗는 날이었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둘은 2000년대 후반 고향팀에서 재회해 선수 생활을 마지막을 함께 불태웠다. 최희섭은 2009년 우승 당시 홈런 2위(33개), 득점 1위(98개), 타점 3위(100개) 등 4번 타자로 맹위를 떨쳤다. 서재응은 비록 특출한 시즌은 없었으나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는 헌신적인 활약과 투철한 팀 워크로 KIA를 끈끈하게 이끌었다.
서재응과 최희섭은 뜻깊은 시구도 받았다. 아들인 서태성, 최현준 군이 던진 시구를 아버지들이 포수가 돼 받았다. 이날 KIA 선수들은 떠나는 영웅들을 기리기 위해 둘의 이름과 등 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투수들은 서재응과 그의 번호 26번을, 야수들은 최희섭과 23을 유니폼에 새겼다.
이들의 기운을 받아서였을까. KIA는 이날 연패 탈출을 노리는 한화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4시간 19분 혈투를 승리로 장식했다. 노장과 중진, 신인 등 선수단이 합심해서 떠나는 동료들에게 멋진 선물을 안겼다.
마운드에서는 역대 최고령 선발 등판 2위(42세2일)에 오른 최영필이 2⅓이닝 1실점으로 스타트를 끊었고, 박준표가 2⅔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중간이 흔들렸으나 심동섭(1이닝 무실점)과 김광수(1⅓이닝 1실점)가 홀드와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날등판한 6명 KIA 투수의 등에는 서재응의 이름과 번호가 새겨져 있었다.
신구 조화가 제대로 이뤄진 한판이었다. 동료를 위한 KIA의 간절한 승리에 대한 투지는 한화의 연패 탈출 의지보다 강했다. 한화는 선발 심수창에 이어 송창식-권혁-윤규진 등 필승조에 마무리 정우람이 6회 조기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4연패에 빠졌다.
결국 KIA는 8-7로 이기면서 지난주 5연승으로 유일한 전승팀이 됐다. 주중 케이티에 2연승을 거둔 KIA는 주말 한화와 3연전을 싹쓸이했다. KIA는 이날 경기 뒤 기분좋게 서재응과 최희섭의 합동 은퇴식 2부를 진행할 수 있었다.
서재응과 최희섭이 남기고 간 타이거즈 정신과 KIA의 5연승과 승률 5할 복귀, 5위 도약이 어우러졌던 15일. 과연 올 시즌 호랑이 군단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