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 계백장군, 제갈량, 손무 등의 역사적 인물들이 과대평가되었으며, 그들의 명성 뒤에는 억울하게 희생당한 자들이 있다고 주장하며, 구체적 사건들을 선택해서 그들의 위선과 허구를 재미있게 각색한 작품이다.
책 속으로
“하루는 우연히 미천한 여자의 집에서 묵고 가니”라는 진술과 “말이 옛길을 따라가다가 잘못하여 기녀의 집에 이르렀다”는 진술 및 “그 기생이 한편으로는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원망스러워 눈물을 흘리며 문으로 나가 그를 맞이하였다.”라는 진술은 상호모순된다.
우연히 한번 간 길을 말이 옛길을 따라 다시 가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며 단 하룻밤 새운 임이 상당기간 오지 아니하였음에도 기녀가 변심하지 않았다는 것은 논리와 경험칙에 어긋나는 주장임이 명백하다.
따라서 이 진술을 내맘설에 의거해서 해석해보면, 자주 가서 매번 정을 통하였던 기생에게 가서 보니 기생 표정이 “아 놔. 이 새끼 또 왔네!” 하는 얼굴로 울상을 지으므로 화가 나서 말에게 화풀이한 후 “너 이년, 나를 구박해? 너 장사는 다한 줄 알어!”라고 진상을 부린 것으로 선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김유신]
마속은 항변하기를, 자신보다 더 큰 죄를 지은 것으로 보이는 관우는 생명을 부지하였고 자신은 처형된 것은 부당하다고 하면서 관우가 조조를 살려준 사실은 모두가 아는 것인데 처벌받지 아니하고 자신은 단 한 번의 군령위반으로 처형을 당한 것은 부당하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아! 본 법원은 눈물이 많다. 죽은 자가 눈물로 호소하는데 이를 외면한다면 진정 현대인이다. 그러나 본 재판장은 현재 및 미래형 인간일 뿐 아직 완전한 현대인이 되지 못하였으므로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마속의 항변을 받아들여 심판하기로 한다. [제갈량]
신데렐라는 항상 일을 하여 재투성이였다고 하는데 설마 아버지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 또한, 신데렐라가 그렇게 힘든 상황에 대하여 아버지에게 이야기하지 아니하였을 리 없다. 이야기하지 아니하였다면 이야기해 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었음을 알았기 때문이며 그것은 평소 행동으로 보아 아버지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계모들을 위한 변동]
진시황이 찾고자 했던 영생의 길. 동박삭도 피하지 못한 죽음, 그 길은 뜻밖에 간단한 곳에 있었다. 지하에서 1층까지 걸어 올라가면 1분 56초 만큼 수명이 연장된다고 분명히 법원 계단에 쓰여 있다. 법원은 본 법원이 살펴본 것처럼 공공기관으로 헌법과 법원 조직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기관이자 정의의 마지막 보루라고 한다. 그런 법원이 허위 글을 써놓을 리 만무하지 아니한가? [영생의 길]
유병일 지음/한솜/128쪽/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