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의 날, “강도만난 이웃 돕는 기독교 정신”

세계공정무역의날을 맞아 2016 공정무역축제가 오늘(14일)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진행됐다.

14일 오후 진한 커피 향이 덕수궁 돌담길을 에워쌌다. 덕수궁 대한문으로 주말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은 거부할 수 없는 커피 향에 끌려 공정무역 커피 한잔을 맛봤다.

세계 공정무역의 날을 맞아 ‘2016 공정무역 축제-공정무역을 맛보다’가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진행됐다.

올해 공정무역 축제에는 기독단체 한국YMCA의 카페티모르와 기아대책 행복한나눔, 재단법인 아름다운커피 등 한국공정무역단체협의회에 소속된 사회적 기업 10여 곳을 포함해 공정무역 운동을 펼치고 있는 동아리, 단체 31곳이 참여했다.


축제에는 주로 북위 25도 남위 25도 사이의 커피 벨트 국가들이 생산한 커피 제품들이 선보였고, 오일, 초, 초콜릿 제품도 눈에 띄었다.

“네팔을 살리는 열 번째 커피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공정무역 제품을 사용하면서 빈곤퇴치운동에도 동참할 수 있다는 생각에 ‘착한 소비’의 기쁨을 누렸다.

가족나들이에 나선 장다울(39세, 인천)씨는 “제3세계 국가 사람들이 열심히 만든 제품을 공정한 가격에 사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축제에 참여하게 됐다”며, “평소에도 공정무역 제품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국YMCA의 사회적기업 카페티모르 '피스커피' 소개 자료.

공정무역에 참여하는 기독단체들은 공정무역 자체가 강도만난 이웃들을 돕는 기독교 정신과 일치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YMCA가 설립한 사회적기업 카페티모르 조여호 대표는 “공정무역운동의 시작은 빈곤퇴치와 빈곤극복”이라며, “성경의 강도만난 이웃처럼 가난하고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챙기는 공정무역은 기독교 정신에 부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5년에 설립된 카페티모르는 500여 가구가 거주하는 동티모르 2개 마을에서 재배한 생두로 만든 ‘피스커피(peace coffee)’를 판매한다. ‘한 잔의 커피가 한 잔의 평화’라는 슬로건 아래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카페티모르는 동티모르 현지 마을사람들의 수입증대에 기여했다. 10년 전 한 가구당 수입이 미화 450달러에 그쳤지만, 현재는 650달러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여호 대표는 “카페티모르는 동티모르의 가난한 민중의 삶을 돕고 마을공동체를 복원하자는 차원으로 시작됐다”며, “현재 공정무역의 효과로 마을보건소와 태양광발전소가 세워졌다”고 말했다. 또, “현지에 사회적기업을 세워 지속가능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아대책 공정무역 커피 '비마이프렌드' 판매 부스.

기아대책은 지난 2008년 사회적기업 행복한나눔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공정무역 사업을 시작했다. 멕시코 치아파스와 인도네시아 자바 지역 커피 생두를 현지 협동조합을 통해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 유통시키고 있다.

비마이프렌드(be my friend)란 이름의 커피 판매 수익은 다국적 기업의 횡포에 신음하는 현지인들을 위한 공동체 개발기금과 커피 생산교육기금 등으로 대부분 환원된다.

기아대책 행복한나눔 커피사업팀 신동민 간사는 “국내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여서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커피 생두를 들여올 때마다 공동체 개발기금과 농부 자립, 커피 질 향상을 위한 커피 생산 교육 비용 등을 지불한다”고 말했다.

또, “선교사를 파송하는 단체로서 현지 선교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생두를 공급하는 등 공정무역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공정무역은 가난한 나라가 대부분인 커피벨트 국가들의 지역공동체 회복을 돕는 선교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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