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여야 원대대표(또는 대표)와 분기마다 회동을 하기로 하고 경제부총리와 여야 정책위 의장이 별도의 민생경제현안 점검회의를 갖도록 한 것 등은 그동안 '마이웨이'을 걸었던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과는 다소 달라진 부분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대대표는 민생경제점검회의 신설에 대해 "의미있는 진전이고, 협치 차원의 진전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대통령께서 '소통하겠다', '국회와 협력하겠다'라고 강조하는 것은 상당한 성과"라고 호평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여야 정치권과 대화 채널을 열었지만,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차는 여전했다.
가장 큰 쟁점인 세월호 특별법과 가습기살균제 사태 진상조사 및 피해대책 뿐 아니라 노동관련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 공무원 성과연봉제, 누리과정 예산 확보 등 대부분 현안에서 서로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어느정도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은 야당이 강력히 요구한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문제 정도였다. 박 대통령은 "국론 분열이 생기지 않는 좋은 방안을 찾아볼 것을 보훈처에 지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동이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충돌을 피할수 있는 완충장치가 될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은 일부 태도 변화에도 '소통'을 통한 정책기조의 변화 가능성은 아직 내비치지 않고 있다.
야당에서는 국회 자율성 보장을 강하게 요구하자 박 대통령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대답한 게 대표적인 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운영하느냐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의회 자율성을 해치지 않고 청와대가 과거와 같은 공식을 보이지 않는다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공공부문 성과연봉제와 관련해 "어떤 경우에도 합의가 돼서 합법적으로 실시가 돼야지,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말씀을 강하게 드렸더니 대통령께서도 이해는 하지만 (강행) 의지가 강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20대 국회도 초반부터 각종 쟁점을 놓고 여야 긴장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커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