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민심 노크한 박원순 "숨지않겠다"…대권도전 시동거나

대학서 "뒤로 숨지 않겠다", 지방의원엔 "존재감 드러내겠다"
광주서 시장, 지방의원, 원로·학생·시민, 5월단체 만나 '광폭행보'

차기 대권 도전이 점쳐지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이틀째 광주 민심을 두드렸다.

2박3일간 일정과 발언들은 '대권 행보'라는 퍼즐을 완성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시장은 13일 전남대 학생과 시민을 상대로 강연하고 광주시의원, 5월 단체 관계자, 청년 상인 등을 차례로 만났다.

전날 5·18 묘지를 참배한 데 이어 스스로 '형제'라고 칭한 윤장현 광주시장, 지역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등 각계 인사와의 만남을 섭렵했다.

시종일관 '광주정신', '광주사랑'을 강조하면서 야권 심장부 민심에 다가섰다.

박 시장은 전남대 강연에서 "뒤로 숨지 않겠다. 박관현 열사처럼, 윤상원 열사처럼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 역사의 부름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행동하겠다"고 말해 주목받았다.

5·18 정신의 계승과 사회 변화를 이끌 청년들의 도전, 사명을 강조하면서 나온 발언이었지만 정치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서울시정에 전념하겠다"던 그동안 입장에 견줘 파격적인 발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는 "서울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한 것으로 책임을 모면하기 어렵다"고 자성하면서 "2시간 동안 수장돼가는 아이들의 절규를 생방송으로 보고만 있어야 했던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 하나의 역사만을 강요하는 폭력적 국정 역사교과서 제작, 한일 위안부 불가역 협약, 어버이연합, 개성공단 폐쇄, 가습기 사건 등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역사의 후퇴가 멈추지 않고 있다"고 정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시의회 의원들과의 한 시간가량 비공개 면담은 서울시장 자격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일정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 참석자는 "박 시장은 '총선 과정에서 존재감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시정에 전념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 존재감이 드러나도록 하겠다. 광주도 기회가 되면 자주 찾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말했다.

"대선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박 시장은 "서울시장을 5년 넘게 한 사람이 없다. 오는 12월이면 최장수가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장수 서울시장에 '등극'해 서울시정을 꾸려갈지, 대선 정국에서 더 큰 도전을 도모할지 확답은 없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박 시장은 전날 정치인들의 '출정지'로 정형화된 5·18 묘지를 참배하면서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과거부터 광주정신과 늘 연결돼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돌려 답했다.

지역 사회단체 원로, 더민주 고문 등을 비공개로 만난 것도 광주 내 입지 강화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혔다.

박 시장은 전날 광주에서 열린 더민주 당선인 워크숍에도 격려 방문했다.

그는 이튿날 전남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정치적 전환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호남에서 왔고 위기가 있을 때마다 광주에서 가장 먼저 일어났다"며 "20대 국회가 시작하는 마당에 첫번째 연수의 장소로 광주·전남에 온 것은 좋은 결정이라고 (워크숍에서)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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