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슬픈 난민캠프에도 사랑은 꽃핀다

시리아 난민 커플, 그리스 난민캠프서 결혼식

고단하고 슬픈 난민캠프에도 청춘남녀의 사랑은 꽃핀다.

시리아 난민 사하(27)·루카야(20) 부부는 이달초 마케도니아 국경에 인접한 그리스 난민캠프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부부는 넉 달 전 시리아를 탈출해 6주 째 그리스의 아이도메이 난민캠프에 머물고 있다. 그리스 정부에 따르면, 이 곳에 거주 중인 난민은 1만 명이 넘는다.

부부의 고향 데이르 에즈조르는 지난 1월 시리아군과 IS의 유혈충돌로 수 백 명이 사망했다. 부부의 가족은 아직 시리아에 남아 있다.


"친척과 친구들이 살고 있는 독일로 가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가족들이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행복해요."

결혼식과 파티는 부부의 신혼집(?)인 녹색 텐트 안팎에서 3시간 동안 이어졌다.

결혼식 영상에서 신부는 레이스로 장식된 웨딩드레스를 입고 장미와 백합, 안개꽃으로 만든 부케를 들고서 다소곳이 앉아 있다. 무뚝뚝한 표정이지만 눈은 웃고 있다. 싱긋 미소짓다가 재빨리 눈을 내리깐다. 부부의 앞에는 하안색 웨딩케이크가 놓여 있다.

동료 난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은 플라스틱 손전등으로 어두운 텐트를 환하게 비춘다. 부부를 둘러싸고 축가를 부르며 박수치다가 사진을 찍는다. 터키 전통 간식 '터키시 딜라이트'를 나눠 먹기도 한다. 특히 부부의 침대에 하트 모양으로 놓아둔 빨간색 꽃잎이 압권이다.

신랑 사하는 "음식부터 부케까지 하나하나 신경써서 준비해준 난민캠프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부부의 결혼식에 참석한 CNN 리포터 키르스 머로우는 최근 CNN과 인터뷰에서 "슬픔으로 가득찬 난민캠프에서 기쁜 일을 경험해서 좋았다"며 "부부의 결혼식은 보통 결혼식처럼 모든 희로애락이 깃들어 있었다. 평범한 행복을 느낄 수 있어 뿌듯했다"고 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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