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속옷 훔쳐 입으면 로또 1등" 무속인 말 믿은 속옷 도둑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잘못된 짓을 저질렀습니다."

여성 속옷을 훔쳐 입고 로또를 사면 1등에 당첨된다는 무속인의 말을 믿고 상습적으로 속옷을 훔친 50대 가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건실한 사업체의 사장이었던 A(59)씨는 경찰 조사를 받으며 뒤늦게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A씨는 지난해 11월 운영하던 건설업 관련 사업이 망하면서 인생의 내리막길을 걸었다.

A씨는 사업이 부도가 난 뒤 이혼까지 하게 됐고, 근근이 건설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을 하며 딸과 함께 생계를 이어갔다.


계속해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나자 A씨는 지난해 11월 답답한 마음에 한 점집을 찾았고, 그곳에서 무속인으로부터 "여성 속옷을 훔쳐 입으면 로또에 당첨돼 재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A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매주 여성 속옷을 훔쳤고, 일용직 일을 해서 받은 일당으로 로또를 샀다.

한 곳에서 범행을 저지르면 꼬리가 잡힐까 봐 전주를 비롯해 완주, 진안, 김제 등 범행 장소를 바꿔가며 여성들의 속옷을 훔쳤다.

잘못된 믿음으로 시작된 범행은 그렇게 20번이 넘게 이어졌지만, 무속인이 했던 말은 실현되지 않았다.

A씨는 결국 지난 3월 28일 속옷을 훔치러 들어간 한 가정집에서 속옷이 아닌 돈에 손을 댔다가 꼬리를 잡혔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속옷이 없어진 사실을 몰라 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돈을 잃어버린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의 '기이한 범행'은 들통이 났다.

A씨는 경찰에서 "하는 일이 매번 꼬이고, 잘 안 풀려 답답한 마음에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13일 A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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