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규명 위한 투쟁은 옳다! 확신 얻어”

유럽 참사 유족들과 '연대·희망' 나눠

- 에스토니아호 유족들 20년 간 진실규명 노력
- 英 힐스버러 참사, 27년 만에 정부 과실 입증
- 단원고 희생학생 제적처리, 참담해
- 특조위 조사활동 기한 보장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5월 12일 (목)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유경근 집행위원장(4.16 가족협의회)



◇ 정관용> 세월호 참사 유가족 대표단이 지금 멀리 유럽에서 국제 연대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영국에 계신 4.16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부터 연결해서 이야기를 들어보죠. 위원장님 나와 계시죠?

◆ 유경근>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지금 어디 계세요?

◆ 유경근> 지금은 영국 런던의 기차역에 있습니다. 곧 파리로 넘어가야 돼서요.

◇ 정관용> 그동안 어디어디를 들르셨어요?

◆ 유경근> 지난 5월 3일날 이쪽에 도착을 했는데요. 독일 뮌헨에 도착을 했고 이어서 보쿰, 베를린, 로마 그다음에 브뤼셀, 지금 런던까지 왔습니다.

◇ 정관용>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거쳐서 영국. 그 다음 프랑스까지.

◆ 유경근> 네.

◇ 정관용> 이번에 유럽 방문 목적은 뭡니까?

◆ 유경근> 우선 지난 2주기에 전 세계 32개 도시에 있는 교민들께서 2주기 관련된 여러 가지 추모 행사를 해 주셨는데요. 거기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것이 첫번째고요. 두번째는 이곳에 있는 또 다른 참사의 피해자들과 함께 사람의 생명과 인권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같이 논의를 하고 그리고 함께 진실을 밝혀나가는 일에 연대하기 위한 그런 목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 정관용> 또 다른 참사 피해자, 어떤 분들을 만나셨습니까?

◆ 유경근> 스웨덴 국민들이 주로 피해자였던 에스토니아호 침몰사고 피해자를 만났고요. 그리고 많이 알려진 영국 리버풀에서 벌어졌던 힐스보로 참사 피해자분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내일 프랑스에서는 파리테러 피해자분들도 만날 예정입니다.

◇ 정관용> 단지 그냥 해상 선박 침몰사고만이 아니군요. 대형참사 피해자들을 두루두루 만나시는 군요.

◆ 유경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첫번째 얘기하셨던 에스토니아호 침몰사고, 이게 1994년에 발생했던 거죠?

◆ 유경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조금 소개해 주세요. 그 사고 그다음에 그분들 만나서 어떤 얘기를 나누셨는지.

◆ 유경근> 그 배는 세월호보다 훨씬 큰 배였고요. 그곳에 한 900여 명이 탑승을 했다가 밤 12시 반경에 갑자기 30분 만에 완전 침몰을 한 사고입니다. 그래서 한 830여 명 정도가 희생을 당했고요.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에 한 100명 정도의 시신만 찾고 750명 정도의 시신이 배 안에 있는 상태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인양을 포기하고 콘크리트로 묻어버리려고 시도를 했던 일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유가족들이 심하게 반발을 하셔서 배를 인양해야 한다고 지금 여전히 싸우고 있는 상황이고 특히 그 이유는 정부가 침몰원인을 숨기기 위해서 그렇게 묻어버리려고 하는 것이다라는 의심을 갖고 지금 싸우고 계시는 거죠.

◇ 정관용> 20년이 넘었는데도 계속 그런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 유경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20년이 지나는 사이에 뭐 새롭게 밝혀진 일도 있습니까?

◆ 유경근> 저도 이번에 와서 처음 들었는데 처음에는 그저 그냥 배에 문제가 있어서 침몰한 것으로 다들 생각을 해서 정부의 조사결과만 믿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몇 년 뒤에 유가족들이 알아낸 것은 그 배 안에 군수물자, 무기들이 실린 채 이동 중이었다는 게 밝혀졌고요. 그래서 이 유가족들은 인양을 해서 그 내용이 공개가 되면 주변 여러 나라에 매우 곤란한 상황들이 오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 인양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금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이죠.

◇ 정관용> 계속 정부는 인양 못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거고요?

◆ 유경근> 네, 지금 스웨덴과 핀란드, 에스토니아는 인양을 못 하겠다는 입장이고요. 관련 국가가 지금 독일이 한 나라가 더 있는데요. 독일은 거기에 합의하지 않고 유가족들과 함께 의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영국에서는 힐스버러 축구장 참사사건을 말하는 거죠?

◆ 유경근> 네, 그렇습니다.


* 사진 출처: 트위터

◇ 정관용> 그분들은 만나셨죠? 어떤 얘기들을 나누셨습니까?

◆ 유경근> 어제 유가족 분들 총 네 분을 만났는데요. 사실 저희가 그분들을 만나기 좀 어려웠습니다, 일정상. 그래서 거의 포기 상태에 있었는데 며칠 전에 연락이 와서 얼마 전에 영국 법원에서 최종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이제는 만날 시간이 있다 그래서 오셨죠. 그분들이 저희에게 하시는 말씀은 두 가지였는데요. 첫번째, 세월호 이야기를 들었다. 내용을 보니 힐스버러 사건과 너무나 비슷하다. 그래서 결국 피해자들과 유가족이 흔들림 없이 진실을 찾기 위해서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해내면 반드시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한 것처럼.

◇ 정관용> 그 힐스버러 참사와 비슷하다는 건 뭐가 비슷하다는 겁니까?

◆ 유경근> 물론 거기는 경기장에서 일어난 것이고 저희는 배 사고인데 사고가 일어난 직후에 정부와 경찰의 대응이 매우 유사했습니다. 그 힐스버러 참사는 모두 96명의 사람들이 압사사고를 당한 건데요. 그 후에 경찰이 발표한 것은 일부 불량청소년들 그다음에 술 취한 주정꾼들이 경기장에서 질서를 지키지 않아서 사고가 난 것이라고 그렇게 조사결과를 발표해 버렸죠. 그리고 많은 언론이 또 그대로 따라서 보도를 했고요. 그런데 이번 판결에서 영국 법원은 그게 아니고 열어서는 안 될 문을, 그 당시에는 좌석이 아니라 입석으로 사람들이 경기를 보러 들어갔었거든요. 그런데 대안 없이 너무나 많은 사람들 입장시킨 후에 열어서는 안 될 문을 경찰이 갑자기 일방적으로 열면서 사람들이 다 한 번에 쓰러지면서 사고를 당했던 것이거든요. 그것을 이번에 여러 증거들을 종합한 결과 국가의 잘못으로 이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다고 공식적으로 판결을 내렸죠.

◇ 정관용> 그건 사고가 났던 게 언제예요? 1989년?

◆ 유경근> 1989년입니다.

◇ 정관용> 그럼 27년이나 지났군요.


◆ 유경근> 네, 27년 만에 그런 법원의 공식적인 판결을 받아냈고요.

◇ 정관용> 경찰의 잘못이다.

◆ 유경근> 저희들은 진실이 규명이 됐으니까 좋겠습니다라는 말씀을, 부럽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그분들이 하시는 말씀은 이제부터 싸움의 시작이다. 판결은 그렇게 내려졌지만 그 판결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아직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다.

◇ 정관용> 그렇죠.

◆ 유경근> 그래서 앞으로는 그 책임자들을 기소하는 싸움을 해 나갈 것이고 그것은 바로 정의를 세우는 일이다, 이것을 굉장히 강조하더라고요.

◇ 정관용> 지금 소개해 주신 에스토니아호 침몰사고 그다음에 힐스버러 참사, 둘 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뭔가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는 그런 사례들이네요.

◆ 유경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두 단체를 만나보시고 어떤 느낌이 드셨어요?

◆ 유경근> 그래서 저희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이 4.16 가족협의회를 만들어서 함께 진실규명을 위해서 싸우고 있는데 저희들이 지금껏 지켜온 방향과 원칙이 옳았구나라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분들이 앞으로도 긴 시간 동안 굉장히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을 것이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지만 그러나 그 시간을 잘 참고 이겨내면 반드시 진실이 드러날 것이고 특히 다른 여러 가지 차이점이라든가 부수적인 것들을 다 배제하고 오직 진실을 찾기 위한 데에만 노력을 집중을 하면 많은 국민들의 호응, 지지와 함께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확신을 얻게 됐죠.

◇ 정관용> 그리고 파리로 옮기셔서 파리테러 희생자분들도 또 만나서 함께 아픔을 나누시겠고. 그리고 바로 귀국이신가요?

◆ 유경근> 네, 일요일에 귀국을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동안 국내에 있었던 일 한두 가지만 짧게 여쭤볼 텐데. 이거 잘못됐다는 것 인정하고 바로 바로잡겠다고 했습니다마는 희생 학생들 단원고 제적한 것 있잖아요. 그 소식 듣고 어떠셨어요?

◆ 유경근> 아. 글쎄요. 너무 예상치 못한 일이 갑자기 드러나서요. 사실 저희 가족들은 학교나 교육청 같은 경우에 굉장히 믿고 신뢰하는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식으로 처리한 것에 에 대해서 조금 참담한 상황입니다.

◇ 정관용> 바로잡겠다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19대 국회 임기 말이긴 하지만 세월호 특별법 기한연장 등을 위해서 개정해 보려고 했는데 그 회의 자체가 새누리당 의원들 불참 때문에 무산돼버렸거든요. 그 소식 듣고는 또 어떠셨어요?

◆ 유경근> 좀 정정할 것은 기한연장이 아니고요. 특조위 조사활동 기한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특조위 활동이 끝난 게 아니거든요. 그건 꼭 바로 잡고 싶고요. 그다음에 여당에서 다 반대해서 지금 회의도 안 되고 상정, 심의조차 되지 않은 상황인데요.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특별법을 만들고 특조위를 만들 때 이미 여당과 합의를 한 내용들이 있어요. 약속을 한 사항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왜 이제와서는 마치 없었던 일처럼 다 그렇게 무시하고 지나가는지. 정치하시는 분들이라고 하면 자신들이 한 말과 약속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고 약속을 지켜야 되지 않겠습니까?

◇ 정관용> 맞아요. 알겠습니다. 조심해서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유경근> 네, 감사합니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