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의윤을 대체할 4번타자는 없다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전에서 3회 역전 투런홈런을 쏘아올린 정의윤(사진 오른쪽)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SK 와이번스)

정의윤(30)은 2015년 KBO리그의 9월 MVP다. 지난해 7월 LG 트윈스를 떠나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은 정의윤은 시즌 종료가 아쉬울 정도로 9월 한달동안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LG 시절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쉽게 떼지 못했던 그다. SK에 와서 잠재력이 폭발했고 단기간에 4번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과연 그 기세가 2016시즌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이어지고 있는 정도가 아니다. 정의윤은 KBO리그의 타점 역사를 다시 쓸 기세다.

정의윤은 12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팀이 1-2로 뒤진 3회말 장원준을 상대로 좌월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1사 2루 득점권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정의윤은 볼카운트 1-0에서 시속 141km짜리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득점권 기회에 유독 강한 SK 4번타자의 위용을 과시한 순간이었다.

이로써 정의윤의 시즌 타점 개수는 42개가 됐다. 압도적인 리그 1위다. 2위 최형우(삼성)보다 11개가 많다.

정의윤은 시즌 첫 35경기에서 42타점을 올렸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총 172타점을 기록하게 된다. KBO리그 한시즌 최다 타점 기록은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에서 뛴 박병호의 146개다.

정의윤이 지난해 SK의 중심타자로서 가능성을 알렸다면 올해는 4번타자 굳히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8월 이후 정의윤의 기록을 살펴보면 경이로운 수준이다.

정의윤은 작년 9월부터 올 시즌까지 총 6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3, 출루율 .423, 장타율 0.684를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가 무려 1.107이다. OPS가 1.000을 넘으면 특급타자로 평가받는다.

또 정의윤은 이 기간 244타수에 들어서 18홈런 65타점 42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최소 1개 이상의 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정의윤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겨우내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지난해 11월 1.5군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고시마 특별캠프에 참가하는 등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열매는 달콤했다.

압도적인 타점 생산력, 정의윤은 이제 누구나 인정하는 KBO리그의 대표 4번타자로 진화했다.

SK는 정의윤의 결승홈런에 힘입어 두산을 5-2로 누르고 지난 2경기 맞대결 패배를 설욕했다. 선발 김광현은 7이닝 8피안타 3볼넷 2실점 호투로 시즌 5승(3패)을 올렸다. 6이닝 4실점을 기록한 두산 장원준은 패전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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