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박 대통령은 청와대로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초대했다. 각 당 정책위의장도 회동에 참석한다.
4·13 총선 참패 이후 첫 국회와의 접촉이자, 지난해 10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와중에 여야 당대표·원내대표들을 만난 이후 7개월 만이 된다.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만으로 따지면 세월호 정국이던 2014년 7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청와대는 하루 전인 12일 현기환 정무수석을 각당 원내대표에 보내 회동 관련 사전조율에 나서는 등 '이례적인 성의'도 보였다. 현 수석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회동이 되려면 의견을 들어야 한다”며 "회동 의제 조율이라기보다 원내대표들 말씀을 미리 들어보고 우리가 준비할 게 있으면 준비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사전 단계부터 청와대가 야당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자세를 취한 만큼, 이번 회동을 놓고는 특정 현안에 대한 합의 등 가시적 성과 도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박 대통령 본인도 중앙언론사 국장단 간담회에서 '야당과의 협치'에 대해 긍정적 의사를 밝힌 상태다. 박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만들어준 틀 안에서 서로 협조하고, 좀 더 노력해서 국정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대표도 "국정협력 방안을 폭넓게 모색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새누리당)이라거나, "민생과제에 대해 대통령 말씀을 경청하면서 또 협조도 부탁하겠다" (더불어민주당)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회동 의제나 현안에 대한 입장차이 등을 감안할 때, 당장 근본적인 국정기조 전환이나 전격적 협치단계로의 진전을 예단하기는 이르다. 박 대통령 집권 이래 지금까지 6차례 이어진 여야 지도부 회동은 대체로 입장차만 확인하거나, 오히려 정국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귀결돼왔다.
사전조율을 통해 일부 조정을 할 여지는 생겼지만, 청와대는 민생경제·북핵문제·국정협력·당대표 회동시기 등 4대 회동 의제를 정해둔 상태다. 민생경제를 내세워 노동개혁법안, 서비스발전기본법 등의 조속 처리를 야당에 요구할 공산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가습기살균제 피해 대책, 세월호특별법·청년고용촉진법 개정, '임을 위한 행진곡' 공식 인정 등에 대한 정부의 입장 전환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경제활성화 법안’에 대해 야당은 재벌특혜라는 시각을 갖고 있고, 야당의 요구가 달갑지 않기는 청와대도 마찬가지여서 절충이 쉽지 않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관련해 "그동안 (세월호 특별조사위에) 재정이 150억원 정도 들어갔다"며 부정적 시각을 내보인 바 있다.
국회 관계자는 "청와대가 갖고 있는 의제틀을 고려할 때 3당 당대표 회동 시기 정도나 합의될 것 같다"고 말했다.